일본, 중앙아시아 국가 인재영입 확대

우즈벡 이어 특정기능제도 협약 추진
중·러 중앙아시아 영향력 견제 의도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일본 내 취업을 인정해 주는 특정기능제도를 활용해 중앙아시아 국가의 인재 영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해당 국가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5개국으로 이들 국가에 영향력이 높은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EPA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은 오는 24일 5개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열어 인재에 대한 투자, 성장의 질 중시 등을 천명하며 중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공헌할 것이란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신문은 “정부는 2019년 우즈베키스탄과 특정기능제도에 따른 인재 영입 협약을 맺었고, 이후 다른 4개국과도 협약 체결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2019년 도입된 특정기능제도는 전문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직장 이동, 체류기간 등에 유리한 조건을 부여한다. NHK방송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11만명의 외국인들이 이 제도를 통해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중앙아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중앙아 노동자들의 수입은 본국의 경제를 지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이 지역을 자국의 세력권으로 보고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외무성 관계자는 신문에 “특정기능제도를 통해 인재 영입을 확대하고, 이들이 일본에서 익힌 기술을 갖고 자국에 돌아가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중앙아는 석유 등의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수출은 중·러로 거의 한정된 상황”이라며 “하야시 외무상은 5개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수출지역의 다각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탈탄소 기술개발 협력 의향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특정기능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에 첫 전문가 회의가 열렸고, 내년 가을쯤에는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전문가 회의에서는 “글로벌한 국제 이동, 외국인의 정주(定住)화란 관점에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