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전망뿐인데 블룸버그는 반대네?..."내년 한국 등 아시아 증시 랠리"

허경주 2022. 12. 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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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내년 글로벌 증시 전망이 온통 잿빛인 가운데, 블룸버그가 전문가 설문을 인용해 내년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다소 이례적인 전망을 내놨다.

강달러 현상, 중국의 제로 코로나 등 아시아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가 내년에는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는 예측이, 증시 상승 전망의 주요 근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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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대만 특히 주목"
달러 가치 추가 하락 여지
원·달러 1,130원 가능성도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2.03포인트(0.51%) 오른 2,385.05로 시작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내년 글로벌 증시 전망이 온통 잿빛인 가운데, 블룸버그가 전문가 설문을 인용해 내년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다소 이례적인 전망을 내놨다.

강달러 현상, 중국의 제로 코로나 등 아시아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가 내년에는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는 예측이, 증시 상승 전망의 주요 근거였다.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특히 한국 증시가 유독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1곳 금융사 전문가 “아시아 시장 좋을 것”

18일 블룸버그통신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1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각 사 증시 전략가들은 “2023년에는 아시아 주식 시장이 미국보다 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내놓은 내년 아시아 증시 평균 상승률은 9% 수준이다. JP모건의 전망치(0.6%)가 가장 낮았고, 모건스탠리(15.3%)가 제일 높았다. 조사에 참가한 기업 중 아시아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나스닥과 다른 국가들의 주식 시장 지수를 보여주는 모니터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한국 코스피를 비롯 △일본 닛케이 △중국 상하이종합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증시는 올해 내내 약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일본 외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19%나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공포도 확산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등 아시아 증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본은 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면 내년 아시아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 증시가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전망’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중국 정책 변화+꺾이는 킹달러

하지만 11곳 금융사 소속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를 짓누르는 ‘악재’가 내년에는 해소될 것이라며 상승 랠리를 기대했다. ‘촉매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변화 기대감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규제 완화가 2023년 5%에 가까운 성장률로 이어지면서 흔들리는 경제와 역내 교역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가장 큰 수혜 국가는 한국과 대만이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두 나라를 주목할 만한 아시아 국가로 콕 찍었다. 양국은 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 산업 비중이 높은데, 중국의 코로나 관련 규제 변화로 내년 업황 부활이 예상되면서 증시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한국 증시에 대해 “낮은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수혜 등으로 2023년 최고의 반등 후보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상승세 꺾인 미국 달러 가치. 로이터 연합뉴스

주춤하는 킹달러(달러 강세) 현상 역시 아시아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고공 행진하던 달러 가치는 이달 초 연준이 ‘통화 긴축 기조는 이어가되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자 꺾이기 시작했다. 이에 아시아 통화가치는 일제히 반등한 상태다.

이날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내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경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신흥국 통화가 강세(달러 대비 환율 하락)를 보일 경우 환차손 우려에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 매력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댄 파인먼 크레디트스위스그룹 아태투자전략 공동대표는 “탄력적인 지표, 우수한 마진, 달러 약세 등 영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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