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화하는 도발… 고체연료 이용 새 ICBM 개발 나선 듯

박수찬 2022. 12. 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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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쏘고, 지난 15일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지상시험을 실시한 직후 또다시 도발에 나선 모양새다.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만큼 이를 적용한 ICBM을 과거와 유사한 형태로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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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사거리 2000㎞ 넘는 준중거리미사일
지난주 로켓엔진 실험 사흘 만에 발사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먼저 만들면
ICBM 1단 추진체 제작 매우 용이해
2023년 2월 건군절 새 미사일 공개 관심
김정은, 김정일 11주기 참배 불참한 듯
북한의 ‘미사일 속도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지상시험을 실시한 직후인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엔진 시험을 참관하면서 “최단기간 내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탑재한 MR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할 시점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 보며 웃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된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조선중앙통신·AP통신
◆신형 엔진 탑재 미사일 가능성, 내년 열병식 주목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에 대해 비행거리 약 500㎞에 고각발사 방식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이 밝힌 미사일 고도(550㎞)를 기준으로 보면 사거리 2000㎞가 넘는 MRBM에 해당한다. 이 같은 특성은 북한이 지난 2월과 3월에 발사했던 미사일과 비슷하다. 당시 한·미는 정밀분석을 거쳐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신형 ICBM의 최대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만큼 엔진 개발은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신형 엔진을 탑재한 ICBM을 과거와 유사한 형태로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11월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일각에서는 엔진 개발 직후 북한이 곧바로 ICBM 개발로 넘어가기에는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단계적 개발방식을 통해 기술적 리스크를 줄이고 운용경험을 쌓으면서, 도발 수위를 서서히 높여 한·미·일을 압박하는 정치적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이날 쏜 MRBM이 신형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기종이거나 기존 북극성-2형 MRBM 또는 대형화된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뢰성이 검증된 중거리 미사일을 확보하면 ICBM 1단 추진체 제작이 한층 수월해진다. 실제로 북한은 2017년 신형 액체연료 로켓엔진인 백두산엔진을 만든 후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 수차례 발사한 다음 화성-14·15·17형 ICBM을 잇따라 쏘아올렸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최단기간 내 신형전략무기 출현’을 감안하면, 화성 계열 미사일 개발 사례를 답습하는 방식으로 이날 쏜 미사일을 수시로 발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 같은 방식으로 고체연료 엔진 탑재 ICBM 개발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에 일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을 유지하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북한이 내년도 주요 정치행사에서 열병식을 개최, 신형 고체연료 엔진 탑재 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 제70주년 열병식에서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공개한 직후 2019년에 시험발사한 사실을 밝혔다. 내년 2월은 건군절 75주년으로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있어 북한이 이때 신형 미사일을 선보일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1주기(12월 17일)를 맞아 지난 17일 노동당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무력기관 일꾼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 김정은 명의로 된 꽃바구니가 놓여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일 11주기 불참한 김정은, 미사일 참관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11주기였던 지난 17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18일 북한 고위 간부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전했지만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은 보도와 사진 등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 있었다면 김정일 11주기 참배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15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실험을 한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돌아가지 않고 동창리로 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도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18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를 현지지도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과거 2019년에도 북한은 연말 동창리에서 엔진 사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와 관련, 비행거리 외에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선 함구했다. 군은 북한이 우리 군의 분석 결과와 다른 내용으로 공개보도를 하는 등의 기만전술을 쓰고 있다고 판단,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찬·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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