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빠진 적 없는 연말 행사 줄취소… 푸틴이 수상하다
푸틴 연설비서관 출신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외부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고 두문불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그의 신변 이상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7일(현지 시각)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옛소련 국가 정상들의)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C) 행사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2012년 대통령 재취임 이후 빼놓지 않고 참석했던 연말 행사도 줄줄이 취소해 신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연례 연말 기자회견을 겸해 열리는 ‘국민과의 대화’ 행사 취소를 발표했다. 내년 초 의회 시정 연설도 취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여 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온 행사들이다. 특히 국내외 취재진 수백명이 참석하는 연말 기자회견은 3시간 넘는 장광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건재함을 드러내는 기회였다.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기자단과 국민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난감한 질문이 쏟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행사 장소와 시간이 미리 공개돼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나 암살 시도를 피하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푸틴은 매년 선수로 나섰던 연말 친선 아이스하키 경기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건강 이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푸틴의 부재가 계속되자 그가 해외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의 연설비서관 출신으로, 현재 이스라엘에서 활동 중인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탈출하는 ‘노아의 방주’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주장했다.
더타임스는 “푸틴이 올해 마지막 날 TV 연설까지 취소되면 신변 이상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이러한 우려를 반박하듯 지난 16일 푸틴과 군사령관들의 회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푸틴은 이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즉각 필요한 작전과 중기적 작전에 대한 지휘관들의 제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부재 시를 대비해 미리 찍어둔 영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군 전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러시아 최정예 전투 여단인 제200독립기계화보병여단이 사실상 와해 상태”라고 보도했다. 1500여 명에 달하던 여단 병력이 이미 5월 말에 60% 수준인 892명으로 줄었고, 사령관은 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후송됐다는 것이다. 지난 9월 하르키우 포위전에서 패퇴하면서 장교 대부분이 죽거나 다쳤고, 탱크 32대와 차량 100여 대 등 장비 70%를 잃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핵심 인물인 드미트리 시티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소포 폭탄을 이용한 암살 시도로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푸틴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만든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전을 비롯한 러시아의 각종 분쟁에 뛰어들어 인권 유린 행위를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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