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험 악몽'에도 지나치지 못했다… 타 팀이 머뭇거렸던 이 선수, 한화 운명 쥐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건 바로 부상이다. 부상만 없으면 어느 정도의 활약은 다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얼마나 건강하게 뛰느냐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상은 누구도 예상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각 구단들이 살피는 게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부상이 있었느냐’다. 부상이 많았던 선수들은 또 그런 부상이 있을 확률이 크다. 한화도 그런 부상 리스크에 호되게 당한 팀이다. 당장 올해 시작을 함께 했던 닉 킹험(31)의 사례가 있다. 킹험은 경력에서 부상이 많았던 선수인데, 결국 그 벽을 넘지 못했다.
SK(현 SSG)도 킹험의 부상 경력을 알면서도 영입했을 정도로 투구의 수준은 매력이 있는선수였다. 완성형 선발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2020년 부상으로 2경기 출전에 그친 뒤 결국 퇴출됐고, 귀국 후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보통 이런 선수들은 재영입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화는 조금 달랐다. 2021년 킹험을 재영입하는 결단을 내린다.
킹험은 2021년 25경기에서 144이닝을 던지며 10승8패 평균자책점 3.19라는 수준급 성적을 남겼다. 다만 역시 부상으로 풀타임을 완주했다고는 볼 수 없었고, 끝내 2022년 상완근 부상으로 탈이 났다. 킹험은 단 3경기만 뛰고 교체됐다. 아무리 잘 던지는 선수도, 던지지 못하는 데 의미가 없었다.
한화는 18일 우완 버치 스미스(32)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에 영입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미스는 여러 구단들의 리스트에 있었을 정도로 KBO리그 외국인 스카우트과 에이전트들에게는 익숙한 선수다. 구위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해 메이저리그에서만 102경기(선발 13경기)에 뛰는 등 경력도 수준급이다.
2020년 기준 스미스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4.4마일에 이르고, 2021년에도 93.4마일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선발로 뛰었던 2018년 포심 평균구속은 93.2마일이다. “최고 시속 155㎞를 기록하는 파이어볼러”라는 한화의 설명은 틀리지 않다. 193㎝의 신장에 높은 타점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공을 끌고 나오는 능력 또한 좋다. 2021년 기준, 스미스의 익스텐션은 6.8피트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12%에 해당하는 좋은 수치였다.
타점도 높고 빠른 공을 최대한 앞에서 끌고 나와 형성하니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구속 또한 뛰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 중 최정상급의 탈삼진 능력과 헛스윙 유도 비율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생각보다 스미스 영입전에 경쟁이 많이 붙지 않은 건 부상에 대한 위험도였다. 당장 일본에서 뛴 올해도 제법 많은 부상 탓에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시간이 길었다.
스미스의 경력에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꽤 오랜 기간이 비어 있는 것은 다 부상 때문이었다. 이 기간 팔꿈치 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계속해서 팔꿈치에 문제가 있었다. 팔꿈치는 상대적으로 정복된 분야지만 그 이후에도 상체와 하체를 가리지 않고 계속 부상이 있었다는 건 위험부담이다. 어쩌면 스미스와 비슷한 시기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던 킹험과 비교가 될 수도 있다.
한화도 철저한 신체검사를 진행했을 것인 만큼 나름대로 부상 리스크를 감수할 만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부상 경력이 많은 선수들의 통계적 재발 가능성 또한 다 검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인저리 프론’들은 끝도 부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건강하게 던진다면 1선발급 재능과 기량을 두루 갖춘 선수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골치가 아플 수 있다. 탈꼴찌를 향한 승부수다. 한화 팬들은 그 선택이 대박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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