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돌려달라" 구제신청 역대 최대…전세사기 '경고등'
최근 40대 빌라왕 김모 씨가 숨지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전세 사기가 늘면서 세입자들이 법원에 구제를 신청한 건수가 역대 최다로 불어났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박모 씨는 2년 전 겨울, 서울 강서구 한 신축 빌라에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본인이 전세 사기 피해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박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서울 화곡동) : (잔금 치르는) 당일에 소유권 이전이 건축주에서 김OO으로 넘어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집이) 압류가 들어오게 돼서…]
집주인 김모 씨는 빌라 1100여 채를 임대해 온 이른바 '빌라왕'이었습니다.
체납한 세금만 62억 원이 넘는데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숨졌습니다.
세입자들은 집이 압류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숨져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박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서울 화곡동) : 이 집에 2년 동안 살고 다른 집으로 옮길 예정이었고 제 전세금을 보전받을 때까지 그냥 이 집에 계속 살아야 되는 상황이 된 거죠.]
박 씨가 세 든 빌라는 두 동짜리 26가구로 박 씨처럼 전세 사기를 당한 이들이 24가구에 이릅니다.
이처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세입자들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는 올해 11월까지 서울에서만 3700건에 달합니다.
매매가가 전세가 보다 싼 이른바 '깡통 전세' 사태까지 확산되면서 구제를 요청한 이들이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겁니다.
특히, 전국 1만3800여 건 가운데, 수도권이 70%에 달할 정도로 서울과 경기도 쪽 피해가 컸습니다.
정부는 전세사기 지원을 위한 합동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을 앞당길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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