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룰 수 없는 ‘참사 국정조사’, 정부·여당 책임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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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49재와 추모제가 열렸다.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갖춰 차려진 이태원 광장 합동분향소와 참사 현장 일대에서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종교단체 합동추모식과 시민추모제가 이어졌다.
여당의 불참으로 국정조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정부의 비협조로 실효성 있는 조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이 또한 정부·여당의 참사 대응 실패로 기록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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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지난 1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49재와 추모제가 열렸다.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갖춰 차려진 이태원 광장 합동분향소와 참사 현장 일대에서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종교단체 합동추모식과 시민추모제가 이어졌다. 사회적 추모와 기억의 움직임은 물결을 이루고 있지만, 유족들의 마음은 세차게 밀려드는 한파보다 더 시렸을 것이다. 국정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한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이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우상호 위원장은 18일 “지금처럼 국회가 공전을 거듭한다면 국회 일정과 무관하게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9일부터 국조특위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오전까지는 일정과 증인 채택이 이뤄져야 특위 활동 기한인 내년 1월7일까지 청문회를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45일 일정으로 시작된 특위가 벌써 절반 이상인 24일을 흘려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특위 가동을 미룰 수는 없다.
애초 여야가 예산안 처리 뒤 국조를 본격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예산안 처리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몽니로 파행을 겪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했는데도 이를 거부한 집권여당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국민의힘이 예산안 처리를 스스로 교착에 빠뜨려놓고 이를 핑계로 한계 시한에 몰린 국조특위 가동을 거부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정부·여당은 가뜩이나 참사 진상규명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일으키는 행보를 보여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추모제 참석은 고사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품 판촉 행사에 나가 술잔을 사고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며 농담까지 했다. 참사로 희생된 국민 158명의 49재 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위 공직자가 보일 모습은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사와 관련한 한마디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이제라도 참사 진상규명에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생명과 안전을 정부에 맡긴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여당의 불참으로 국정조사가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정부의 비협조로 실효성 있는 조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이 또한 정부·여당의 참사 대응 실패로 기록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무도한 정권’이라는 오명을 자초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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