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검색으로 폭발물 추적…밀집 인파 분산해 압사 방지

안대규 2022. 12. 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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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DX혁명
2부 (1) '글로벌 DX 주도' 유럽 최대 IT솔루션 기업 아토스에 가다
AI로 공항 테러 용의자·가방 자동 감지
안면인식 기술로 길 잃은 아이 찾아내
사우디 성지순례 기간 인파 관리 맡아
아사히, 맥주 색깔 분석해 품질 관리
아마존, 안전모 등 확인해 재해 예방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컴퓨터비전 기술은 제조 현장은 물론 공항과 경기장, 대형마트, 병원 등 도시 전체의 삶을 바꾸고 있다. 공장에서 불량품을 걸러내고, 물류 창고에서 재고를 관리하며 근로자의 안전모 착용 여부를 단속하는 일은 이제 인공지능(AI)의 몫이 됐다. 산업·유통계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선 더 요긴하게 쓰인다. 밀집 지역 인파를 분산하고 실종자를 찾아내며, 용의자를 추적해 범죄를 예방하는 일을 AI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80%를 차지하는 각종 이미지와 동영상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아 찾기, 용의자 추적도 AI 몫

그래픽=김선우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10㎞ 떨어진 베종시엔 유럽 최대 IT솔루션·서비스기업 아토스의 본사가 센강을 바라보고 서 있다. 아토스는 세계 29개 공항에 AI비전 플랫폼을 공급하는 등 이 분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5일 국내 언론 최초로 이 회사를 방문해 AI비전 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전시 공간에 마련된 AI비전 플랫폼에서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각종 변수를 설정하면 AI비전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공항이나 경기장 내 테러 용의자를 잡는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제보된 테러 용의자의 키, 옷 색깔, 가방 등을 지정했더니 공항 내 수만 명 유동 인구 중 용의자와 비슷한 용모의 사람을 정확히 집어냈다. 용의자가 손에 든 것이 진짜 총인지, 플라스틱 장난감인지도 구분했다.

폭발물로 추정되는 가방을 최대한 빠르게 찾는 것은 테러를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모두 방치된 배낭에 폭발물이 있었다. 그동안은 보안 직원들이 폐쇄회로TV(CCTV)로 수많은 사람을 24시간 추적·관찰했던 탓에 피로가 컸다.

아토스의 AI비전 플랫폼을 활용하면 방치된 물건의 크기와 색깔, 방치 시간 등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인간처럼 실수하는 법도 없다. 가상 화면에서 면세점 내 한 손님이 여행 가방을 방치한 채 5분이 지나자 곧바로 CCTV가 물체를 확대해 비추더니 확인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전달됐다.

부모의 손을 놓친 아이가 길을 잃은 채 걸으면 AI비전 플랫폼이 안면 인식 기술로 아이의 동선을 파악해 찾아냈다. 아토스 AI비전의 글로벌 영업을 담당하는 브라이언 아와드 이사는 “30년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기술”이라며 “공항, 지하철역 등 밀집 지역 인파 관리는 물론 도로 교통량 조절, 용의자 색출, 제조 공정상 불량 요인 제거, 산업재해 예방,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정유·원전 등 전 영역에서 활용

나라마다 AI비전 기술을 이용하는 데는 특색이 있다. 인파 관리 부문에서 AI비전 도입을 서둘렀던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성지순례 기간 중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하곤 했기 때문이다. 영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선 주로 교통 모니터링에 활용한다. 아와드 이사는 “방콕의 한 고속도로에선 200개 CCTV를 40~50명이 지켜봐야 했지만 AI비전으로는 4~5명만으로 충분했다”고 전했다.

유럽은 2018년부터 AI비전 기술을 동반한 지능형 미래교통 시스템(FITS)을 도입하면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1년 만에 43% 감소했다. 한국이 원자력발전을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경우 상당한 인력이 투입돼야 할 경비 업무를 AI비전이 대신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품질관리와 산업재해 방지에 AI비전 기술이 쓰이고 있다. 코카콜라 유럽법인, 일본 아사히, 영국 디아지오 등은 육안에 의존하던 품질 검사의 상당 부분을 AI비전에 맡겼다. 아사히의 경우 맥주병 안에 보이는 거품 색깔과 크기를 AI비전을 통해 분석해 품질을 판별해낸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기업 에어버스는 항공기 동체 조립에 사용되는 리벳 수만 개를 수작업으로 검수하던 시스템에서 AI비전으로 바꿨다. 검수 소요 시간은 3분의 1로 단축됐고 생산성은 두 배로 향상됐다. 미국 아마존은 물류센터에서 근로자의 안전모, 안전복 착용 여부를 AI비전으로 관리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IDC는 AI비전 기술 시장이 2020년 7억6000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57% 성장해 2025년 7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마뉘엘 르루 아토스 부사장은 “AI비전 기술이 AI산업 변화를 선도하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종=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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