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71〉2022 결산

박종진 2022. 12.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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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우리를 열광의 도가니 안으로 몰아넣은 월드컵 열기가 서서히 식어 가는 가운데 2022년 미디어산업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 미디어산업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여러 변화를 보인 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3년 동안 이른바 '아이스하키 스틱' 모양 급성장세를 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한풀 꺾이면서 넷플릭스를 포함한 사업자의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큰 움직임은 이른바 '넥스트 제네레이션TV'(Next GenTV)라 불리는 'ATSC 3.0'의 도약이다. 시장 확대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포함한 모바일 서비스, 기술 진화 등도 큰 진전을 이뤘다. 12월 현재 미국 64개 시장에서 방송하고 있으며, 이동하는 자동차에서 데이터 전송 시험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와 싱클레어가 3.0 기반 자동차 비즈니스 모델 공동 개발을 협약한 상태다. 본격적으로 Next GenTV가 내세운 다양한 서비스가 실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유료방송 코드커팅이 기록적으로 나타나고,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나왔다. 약 18%의 시청자가 디지털 안테나(OTA)를 소유하고 있고, 젊은 세대에서 OTA 이용자가 지난해 14%에서 올해 23%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OTA로 직접 수신하는 시청자에게는 하이퍼로컬(초지역) 콘텐츠가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58%가 그들이 소속된 커뮤니티의 하이퍼로컬 뉴스와 정보를 전국 및 지역 뉴스와 맞먹을 정도로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은 시청자 가운데 54%는 OTA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OTA 개념과 혜택 설명을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OTA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TV시청자 가운데 13%가 OTA 설치 계획이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OTA 채택을 고려한다는 게 조사 결과다.

연구조사자는 “아직도 OTA로 하이퍼로컬 뉴스나 콘텐츠에 대한 건전한 시장이 있고, 관련된 시청자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시청자 혜택이 많음에도 시청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방송사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마전 지상파방송으로 월드컵 중계를 시청한 시청자는 'UHD로도 중계한다는 데 시청을 위해 디지털 안테나를 창문에 설치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으며 지역적으로 수신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수신이 가능하다면 안테나를 TV에 직접 연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방송 환경과 시청자 방송 행태는 미국과 많이 다르기에 앞서 설명한 조사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시청자는 더 좋은 화질의 방송과 하이퍼로컬 뉴스, 정보 등과 같은 서비스를 원하는 것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다 해도 다를 것이 없다.

5% 미만의 직접 수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에서 재전송을 유료방송에 의존해 온 지상파방송사와 재전송을 담당해 온 유료방송 사업자는 정부 당국과 함께 Next GenTV 확산을 위해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내년에는 미디어산업 생태계 회복과 시청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전환을 이뤄 내야 한다.

글로벌 OTT 사업자의 부침, 그로 말미암은 비즈니스모델 변화, 광고 기반 OTT 확산, 주문형비디오(VoD)에서 리니어 방송으로 변화하고 있는 OTT, 싱클레어나 BBC 등 글로벌 지상파방송사의 방송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5G 서비스 확산, 망 중립성과 망 이용대가 논쟁 등이 올 한 해를 대표하는 이슈다.

국내 미디어산업도 내재됐을 뿐만 아니라 분야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산업의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가 봐야 할 부분은 그들의 대처 방안과 전략을 살펴서 국내 산업과 사업자가 갈 길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새로 맞을 2023년에는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큰 틀에서 정책과 제도 재정립뿐만 아니라 이슈마다 정밀한 방향 설정을 통해 미디어산업의 재도약을 모색하길 기대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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