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에 흔들린 퍼트, 그래도 이정민 혼자만 앞으로 갔다…KLPGA 통산 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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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아, 바람부는 날에는 이렇게 쳐야 한다."
이정민은 "시즌 초반에 부상이 있었다. 제대로 부상을 치유하지 못한 채 대회를 나서다 보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샷을 하고 있었다. 퍼트도 왔다 갔다 했다.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나니 역시 프로선수에게는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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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후배들아, 바람부는 날에는 이렇게 쳐야 한다.”
어느덧 베테랑 골프선수가 된 이정민(30, 한화큐셀)이 후배들에게 한 수 가르침을 했다. 베트남의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6,549야드)에서 사흘째 경기가 열렸는데, 앞서 이틀과는 달리 세찬 바람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우승 경쟁자 중 최종 3라운드에서 타수가 전진한 선수는 이정민뿐이었다.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최예림은 3오버파, 고지우는 5오버파를 쳤다. 이정민은 그 와중에 1타를 줄였다.
이정민이 2023시즌 한국여자골프투어(KLPGT)의 두 번째 대회인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with SBS Golf’(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2,600만 원)에서 우승했다. 개인통산 10번째 우승이지만, 2021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2개월만에 처음 맞이하는 우승이다. 최종합계 성적은 9언더파 207타(70-66-71)였다.
18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이정민은 14번홀 전후로 크게 시소를 탔다.
13번홀까지는 독보적이었다. 혼자 다른 골프장에서 경기하는 듯 무결점 플레이를 했다. 13번홀까지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낯선 베트남의 강풍에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정민의 독주는 더 빛났다.
그런데 14번홀 퍼트부터 문제가 찾아왔다. 근래 이정민을 괴롭히던 퍼트 불안이 또 시작됐다. 입스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급격하게 흔들린 퍼트였다. 여파는 컸다.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3연속 보기로 불안에 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민에게 찾아온 우승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 샷은 여전히 안정적이었다. 게다가 파3 17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기록하며 강력한 추격자로 나선 고지우가 마지막 파5 18번홀에서 세컨샷을 두 번이나 헤저드에 빠드리며 무너졌다. 우승컵은 그대로 이정민의 것이 됐다. 2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렸던 고지우는 3라운드 18번홀에서의 충격적 실수로 최종합계 3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2라운드 단독 선두로 생애 첫 우승을 노렸던 최예림은 베트남의 변덕스런 바람과 이정민의 벽에 막혀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벌써 통산 5번째 준우승이다.
이정민은 우승 후 SBS 골프와의 인터뷰에서 막판 퍼트 불안에 대해 “오늘 경기장 컨디션은 보기가 안 나오는 게 이상한 정도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다 핀도 가장 어려운 위치에 꽂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민은 이날 우승으로 통산 10승 고지에도 올라섰다. 이정민은 “매순간 우승은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기는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우승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내게 과연 10승이 올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지만 베트남에서 10승을 채울 수 있어서 많이 기쁘다”고 말했다.
2022시즌의 부진 이유도 밝혔다. 이정민은 “시즌 초반에 부상이 있었다. 제대로 부상을 치유하지 못한 채 대회를 나서다 보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샷을 하고 있었다. 퍼트도 왔다 갔다 했다.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나니 역시 프로선수에게는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승 결과에 울고 웃어야 하는 프로 선수의 운명에 대해서는 “우승을 하는 선수도, 우승을 하지 못하는 선수도 다같이 사람이기는 매한가지다. 이번에 우승을 못했더라도,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우승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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