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한달만에… 北 준중거리 2발 쐈다
500㎞ 비행후 동해상 떨어져"
정찰위성 발사체 가능성도
대통령실 "고체연료 시험 주목"
북한이 한 달 만에 동해상으로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연말까지 도발을 지속했다. 신형 전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년에도 한반도 안보 정세에서 주도권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8일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전 11시 13분쯤부터 낮 12시 5분쯤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MRBM 2발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500㎞ 가까이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은 해당 미사일의 최대 고도를 약 550㎞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통상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을 공개했던 합참은 이번에 비행거리 외에 다른 정보는 발표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MRBM 발사를) 공개 보도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혼선을 주는 주장을 펼칠 여러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참은 "한미는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참은 북한의 MRBM 발사를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규탄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지난달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또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ICBM용 고체연료 엔진시험을 처음으로 실시한 뒤로 사흘 만이다.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은 발사 원점과 최대 고도 등을 감안하면 MRBM과 위성발사체(SLV)로 동시에 쓰일 수 있는 '양수겸장' 카드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리모델링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말 축포'로 정찰위성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미사일 전력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한 MRBM을 시험했을 개연성도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발사를 통해 지난해 8차 당대회를 계기로 밝힌 군사용 정찰위성 등 대남·대미 감시 자산 확보를 추진할 수 있다. 동시에 북한이 일본 내 주요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는 MRBM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홍 실장의 분석이다. 그는 "북한의 준중거리 미사일은 무수단이나 노동 정도인데 노후 기종이어서 취약점이 많이 노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동창리에서 공개적으로 ICBM용 고체연료 엔진시험을 실시한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이번에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날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NSC 상임위) 참석자들은 최근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기관 시험 등에 주목하면서 신음하는 주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개탄했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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