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채권에 당분간 돈 넣고, 내집마련은 2년 뒤를 노려라"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2. 12.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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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부산머니쇼 결산
주식은 하반기부터 분할매수
부동산, 내년 말까지 관망 대세
미국증시도 충분히 기다려야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2022 부산머니쇼'에 구름처럼 몰려든 시민들이 재테크 강연 장소를 찾아가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내년 재테크 맞춤 전략에 참고할 다양한 꿀팁이 쏟아졌다. <부산/김호영 기자>

'2022 부산머니쇼'가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대표 재테크 전문가 강연과 70여 개 금융사·공공기관 전시 부스를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재테크 세미나 연사들은 예년보다 훨씬 명확하게 맞춤 전략을 짜줬다. 내년 재테크 전략 키워드는 '상채·하주·부관'이다. 상채·하주는 상반기에는 고금리 예·적금과 채권 투자를 선점하고, 주식은 2분기 주요 지표 반등을 확인한 뒤 하반기부터 분할 적립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말한다. 부동산은 연말까지 관망하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내년 실물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시간이 올 것인데, 시장이 아무리 출렁여도 주요 길목을 미리 지키고 있으면 돈을 번다"면서 "근로소득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고, 주식과 부동산은 더 싸게 살 기회가 올 테니 시장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모 은행에 연 4.5% 금리, 5년짜리 정기예금을 들었다. 그때쯤이면 다시 저금리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으고,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우량주를 조금씩 사고, 채권 투자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부동산 집값 하락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리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경록 미래에셋생명 고문(전 대표)은 요점만 짚어주는 강의로 투자자들 불안감을 잠재웠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만 빠른 속도로 물가가 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내년 금리 인상이 계속되지 않겠지만 빨리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비관적 경기침체는 아니고 안정기에서 역전기로 돌아서는 시기인 만큼 투자자산에 계속 관심을 갖고 리츠 같은 상품도 미리 공부해 두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 모멘텀은 이미 꺾였다고 봤다. 김 고문은 "총가구 수는 2039년에 정점이지만, 주택 수요 핵심층(35~54세) 가구 수는 이미 2015년에 꺾였다. 일본 고령사회 관련 부동산 정책과 시장 추이를 보면 우리 부동산 투자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선기 아르고대부투자연구소 대표는 현재 아파트 담보로 대출받은 한계가구의 상황을 생생한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불과 1년 전 한 달 이자로 408만원을 내던 분이 지금은 525만원을 내야 한다. 매달 116만원씩 더 낸다는 건 말이 쉽지, 정말 힘들다"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담보로 잡은 아파트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대부업체도 망하는 시기가 왔다"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얼마 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5%인 경기도 시흥시 아파트의 대출 문의가 와서 거절했는데, 지금은 시세가 떨어져 123%가 됐다. 이런 집은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내년에는 경기도 외곽에서 이런 아파트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금흐름이 막히면 '아크로리버파크'나 '반포자이' 같은 최고 아파트도 급매든 경매든 던져야 하고, 이런 물건이 시장 전체의 가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이나 경매시장 진입 타이밍은 후년께나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영 IP경제교육센터 대표는 "최소 3개월 정도는 시장을 지켜보자.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이제 막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고, 긍정적이긴 하지만 물가와 금리가 하락하기까지 한동안은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엄청난 위기가 오지 않는 한 시장은 눈치를 보면서 천천히 올라갈 텐데, 이 과정에서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과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며 "진짜 투자 기회는 그 이후에 오는 만큼 지금은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장을 가득 채운 청중은 강연 후 질문을 쏟아내고 연사에게 사진 촬영을 청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부산 사하구에서 왔다는 50대 투자자 김 모씨는 "많이 불안했는데 강의를 들으니 안심이 된다"며 "내년 재테크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 부스도 북적였다. BNK금융그룹과 KB·신한·하나·우리은행 부스의 이벤트가 인기를 모았고, 부산 핀테크 허브 부스는 부산이 배출한 유망 벤처들의 네트워킹 장소가 됐다. '365일 내 손안의 머니쇼'를 표방한 유료재테크 플랫폼 매경 엠플러스와 매일경제TV 이벤트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부산/박동민·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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