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취업자수 3달 연속 줄었다···고용시장도 한파 우려
지난달 계절 요인을 감안한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감소하면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내년 1%대 성장에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는 ‘슬로우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어 고용 상황이 장기 한파를 맞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2813만9000명으로 집계되며 전월 대비 2만8000명 줄어들었다. 계절조정 고용률 역시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한 62.1%로 집계됐다.
계절 조정 취업자 수는 지난 9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줄었다. 취업자 수가 3 달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4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취업자 수는 휴가나 졸업 등 특정 시기에 따라 월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감을 주요 지표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통계청은 이 같은 변수까지 반영해 전월 대비 비교가 가능한 계절 조정 취업자 통계도 별도로 작성하고 있다. 계절 조정 취업자 통계는 기조적인 흐름을 알기에 좋다. 예컨대 계절 조정 취업자가 전월 대비 세달 연속으로 줄었다는 것은 시기별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인 고용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대면 활동이 활발해진 영향에 힘입어 올해 고용시장은 유례없는 호조세를 보였는데, 이 같은 ‘리오프닝’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고용 시장 회복세도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지금까지 경기 불확실성이 워낙 컸었는데 그에 비해 고용 상황이 상당히 좋았었다”며 “(최근 위축되는 고용 시장 흐름은) 코로나19 같은 특수 상황에서 실물 경제와 고용의 연관성이 평소보다 더 시차를 두고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국내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고용 시장 역시 장기적인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슬로우플레이션 진행 중인 국내 경제’ 보고서에서 당분간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경기 둔화 국면에서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슬로우플레이션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근원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4%를 웃돌고 있다”며 “추세적 하락 기대에도 불구하고 향후 물가상승률 자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월 대비 취업자 수 감소세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계절 조정 취업자 수는 당분간 감소세가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며 “코로나 19 이후로는 신규 채용 대신 경력직 채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더 부진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계절조정 취업자 수를 연령별로 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전월 대비 2만3000명 감소해 이 연령대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7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이밖에도 지난달 기준 40대(-2만7000명)와 50대(-2만8000명)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5만1000명)과 도·소매업(-1만9000명), 운수업(-1만7000명) 등에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이외 공공행정(-1만3000명), 금융·보험업(-8000명), 건설업(-7000명) 등 취업자 수도 전월 대비 감소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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