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아버지 김정일 11주기 참배 불참한듯

北보도에 김정은 등장 안해
참배대신 무기개발 지휘 가능성
선대 그늘 벗고 신년구상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11주기인 지난 17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국가 지도이념으로 밝힌 김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기일을 계기로 한 참배에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다.

18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전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해당 보도에서 김 위원장 참배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경제사령탑인 김덕훈 내각 총리와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상, 군부를 이끄는 리병철·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배에 참석했다.

좌천됐던 황병서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오랜만에 군복을 입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물론이고 핵심 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한국의 국회의장 격)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집권 10년 차를 넘기면서 선대 그늘에서 벗어나 전략무기 개발을 챙기고 신년 구상에 주력하며 '김정은의 북한'을 가시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가 북한이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5·10년 단위의 '꺾이는 해(정주년)'가 아닌 점도 이 같은 김 위원장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북측의 공개적 동향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참배 대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일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혹은 위성발사용 로켓 시험발사 등을 지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신년을 맞아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 인근 삼지연 등에서 새해 대내외 정책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암중모색하고 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신년을 앞두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북한 주민들에게 '고뇌하는 영도자'의 모습을 부각한 바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