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폭설에 하늘·바닷길 ‘차질’ 낙상·교통사고 잇따라
빙판 도로에서 차량 사고 속출
강력한 한파가 몰아친 호남과 충남, 제주에 폭설까지 내리면서 18일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눈이 쌓이고 빙판이 된 도로에서는 보행자가 넘어져 다치거나 차량이 미끄러지는 사고도 속출했다. 수도관·계량기 동파사고도 잇따랐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이틀동안 빙판길 차량 미끄러짐과 낙상환자 이송 등 5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기·충남을 중심으로 수도관 동파 9건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계량기 동파 52건 등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또 강원 미시령 옛길과 전남 두목재, 제주 1100도로 등 11곳의 지방도로의 통행과 국립공원 7곳 77개의 탐방로 출입이 통제됐다. 포항~울릉과 목포~제주 등 여객선 항로 57곳도 풍랑때문에 통제됐고, 제주·김포·광주·김해·대구 등 각지의 공항을 오가는 여객기 109편이 한때 결항됐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정상 운영중이다.
제주공항의 경우 이날 국내선 항공편 100편(도착 50, 출발 50)이 결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당초 468편이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급변풍 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된 데다 다른 공항의 기상악화까지 더해지면서 결항과 지연이 잇따랐다. 이날 제주공항 대합실은 주말 동안 여행을 즐기다가 제주를 떠나려던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면서 종일 표를 구하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군산공항 역시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잇따랐다.
바닷길도 폭설과 함께 찾아온 강한 바람으로 강풍·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큰 차질을 빚었다. 전남에서는 여객선 전 항로가 운항을 중단했고, 전북도 역시 4개 항로가 통제됐다. 제주도를 오가는 여객선 대부분 운항을 중단했다.
한파와 폭설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교통사고와 낙상사고가 속출했다. 전남에서는 이날 오전 3시4분쯤 보성군 회천면 한 도로에서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5시58분쯤에는 보성군 벌교읍에서는 차량이 눈길에 굴렀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운전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전북에서도 지난 17일 오전 9시44분쯤 군산시 신관동 신관교차로 인근에서 화물트럭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다치는 등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전주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눈 예보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불만도 나왔다.
영남과 충청 지역에서도 지난 17일부터 교통사고와 보행자가 넘어져 다쳤다는 구조 신고가 이어졌다. 17일 오후 9시 16분쯤 충남 공주시 이인면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고속버스와 25t 트럭, 트레일러가 부딪치는 3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 5시49분쯤 제주시 이도이동에서 보행자가 길을 걷다가 미끄러지면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빙판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37분 서귀포시 도순동에서는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가 하면 눈길에서 차량이 고립돼 소방당국에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도 잇따랐다. 제주에는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공사장 시설물이 날리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여러 건 발생했다.
이날 눈으로 인해 한라산은 탐방이 전면 금지됐으며,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 등도 탐방로 12곳에 133개 노선의 탐방이 통제됐다. 제주에서는 폭설로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출근길 대중교통 이용객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19일 오전 7∼8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증차해 임시 운행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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