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엔딩
크로아티아 모로코에 2대1
4년 전 2위 이어 이번엔 3위
모드리치 "꾸준한 팀 증명"
"의심할 바 없이 내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골이었다."
과거 K리그에서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미슬라브 오르시치(디나모 자그레브)가 환상적인 결승골로 크로아티아를 2022 카타르월드컵 3위로 이끈 뒤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1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모로코의 카타르월드컵 3·4위전. 잃을 것 없는 두 팀은 '철벽 수비 맞대결'이라는 예상이 무색해질 만큼 무서운 공격 축구를 펼쳤다. 전반에만 3골이 쏟아지고 초반 10분에 한 골씩 주고받았을 정도로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7분. 크로아티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이반 페리시치(토트넘 홋스퍼)의 헤더 패스를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이 몸을 날리는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불과 2분 후 모로코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결승골도 전반 42분에 나왔다. 주인공은 '전 K리거' 오르시치였다. 오르시치는 전반 4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리면서 그림 같은 결승골을 보여줬다. 1992년생인 오르시치는 2015∼2018년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뛰며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선수다. K리그 무대를 밟기 전까지 그는 임대에 임대를 거듭하며 여러 팀을 전전했지만, 2017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면서 K리그로 복귀한 이후 상승세를 탔다. 2018년 5월 자국 최강 디나모 자그레브 유니폼을 입으며 마침내 유럽 무대로 돌아가 결국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야말로 K리그에서 시작해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지난해 오르시치는 "한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양 팀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고 크로아티아의 2대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출전에서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가족과 함께 동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모드리치는 "우리는 크로아티아 축구를 위해 중요한 것을 이뤄냈다. 우리는 금메달을 원했고, 그에 가까이 갔다"며 "우리는 결국 승자로 크로아티아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또 그는 "크로아티아는 2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기적이 아니다"며 "우리는 우리가 꾸준하다는 것을, 다크호스가 아니라 축구 강국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그가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다. 모드리치는 "내년에 열리는 네이션스리그에 뛰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 진행될지 볼 것"이라며 "확실히 네이션스리그를 위해 남고 싶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최초 4강 진출'을 이뤄낸 모로코는 아쉽게도 이날 패하며 4위로 마쳤다. 하지만 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감독은 "이번 2연패에 조금 실망했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축구는 꿈을 심어주기 때문에 아이들 사진을 볼 때 나는 감동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했고, 그 꿈을 유지하게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계속해서 4강이나 8강에 정기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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