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성직자?…양희삼 목사 “尹 빨리 끝장나고 새로운 세상 오길 기도”
“길 위에서 시민들을 만나면 다들 (나에게) 고맙다고 하신다”
“개소리만 해대는 목사들이 천지인 시대에…그나마 정신 좀 제대로 박혀 있는 목사라서 그러시나”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민주 시민들의 편에 서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
주말인 17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한파 속에서도 서울 용산구 일대 등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양희삼 목사(촛불행동 종교개혁특위위원장)는 본인의 참석 사실을 알리면서 "오늘 같은 맹추위에도 집회에 참여하신 시민들을 보고 두 번이나 뭉클해졌다"며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윤석열이 빨리 끝장나고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김규돈, 박주환, 박홍표 신부, 그리고 김디모데 목사 등 성직자들의 수위 높은 정치발언 논란이 터진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이 또 나와 파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양희삼 목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길 위에서 시민들을 만나면 다들 고맙다고 하신다. 왜 그러실까 생각해보니 개소리만 해대는 목사들이 천지인 시대에 그나마 정신이 좀 제대로 박혀 있는 목사라서 그러시나 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목사는 "나는 이분들이 너무 고마워 눈물이 다 나는데"라며 "길 위에 있는 나는 주를 따르는 신앙 고백이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주님이 속히 대한민국에 오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민주 시민들의 편에 서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자신의 정치색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오늘은 연설이 없어서 옷을 좀 편하게 입고 갔다"며 "어제 이태원 49제 기자회견에 갔다가 얼마나 추운지 오늘은 단단히 무장하고. 제가 정말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서 겨울에는 웬만하면 안 나가는데 국짐당(국민의힘을 비하하는 표현)과 윤석열 때문에 어쩔 수가 없네요"라고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양 목사는 "행진을 마치고 들어오시는 시민들을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김용민 의원님도 계셔서 함께 맞이했다"며 "정말 우리 시민들은 위대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오셨다며 인사하시는 분들께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촛불집회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이호 작가님이 멀리서 사진을 찍고 계셨나 보다. 마치고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었더니 이렇게 환한 사진을 찍어 주셨다"면서 "웃는 얼굴이 좋아 보인다. 나이 50 넘어서 이렇게 웃기 쉽지 않다. 웃을 일 없는 세상에 이렇게 웃고 삽시다. 오늘도 양희삼tv 민주시민기독연대 깃발은 펄럭였다. 늘 수고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최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17년 선고 중 2년 밖에 안 산 이명박을 풀어준 정부라면 정경심 교수님의 경우 복역률과 건강을 고려한다면 사면을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양 목사는 "윤석열의 시대는 그리 길지 못할 것이다. 단 우리 시민들이 얼마나 지혜롭게 움직이느냐에 달렸을 것"이라면서 "그리고 그 후 이제 다시는 죽 쒀서 개주는 일이 없도록 단디 하겠다"고 정치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이명박',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정경심 교수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정경심 교수님은 12월 31일이 되면 29개월 복역(복역률 60%)이 된다고 한다"며 "모두에게 알려진 대로 정경심 교수님은 전신 마취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 채 재활이 되기도 전에 다시 수감되셨다"고 정 전 교수의 건강상태를 거론하며 사면을 주장했다.
당시 양 목사는 "현재는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감옥에서 죽으라는 게 아니라면 이명박을 사면해 준 정부는 반드시 정경심 교수님도 사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는 전쟁 중이라도 인질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당신들이 인간이라는 걸 증명할 좋은 기회"라면서 "인간인지 아닌지 지켜보겠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한편, 촛불승리전환행동(이하 촛불행동)은 전날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북문 앞 대로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두꺼운 옷차림으로 중무장한 채 '윤석열 퇴진', '퇴진이 평화다', '퇴진이 추모다' 등 피켓을 들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10.29 이태원 참사에서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말을 듣지 않는 정권 때문에 추위에도 시민들이 나왔다. 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행진을 마친 뒤 오후 4시 30분부터 숭례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열었다.
이에 맞선 보수단체의 집회도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 동화면세점~코리아나 호텔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을 주장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소속 회원 1200명도 오후 3시 삼각지파출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주장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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