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90% 살인적 인플레에...“우승만이 한줄기 빛” 들뜬 아르헨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2. 12. 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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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1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월드컵 우승 기대에 들떠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한 빈곤 속에서 월드컵 결승전이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파블로 마르티네스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빈민층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혹한 경제 위기에 인구의 43%가 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수도 외곽에 있는 그의 급식소를 찾는 굶주린 어린이 손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르티네스는 “내가 지나치게 감정적이어도 이해해달라. 월드컵 결승전에 대한 기대로 소름이 돋을 정도”라면서 “아르헨티나는 우승해야만 한다. 월드컵 우승만이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을 가려줄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약 1년 사이 물가상승률 88%를 기록하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지난달 기준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92.4% 올랐으며 올해 11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85.3%로 집계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내년 물가상승률이 올해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민간연구소들은 연간 상승률이 10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WSJ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를 따라 각 주택 발코니에서 아르헨티나 국기가 펄럭이고 있으며 수많은 노점상이 메시의 유니폼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도시 내 공원 곳곳에는 단체 응원을 위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아르헨티나 일부 학교는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일찍 문을 닫는 회사도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 시간 19일 0시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가 이기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복귀하고, 프랑스가 우승할 경우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발롱도르, 올림픽의 4관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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