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대단지도 청약가점 급락, 미분양확산 막을 선제조치 시급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가 서울의 알짜 아파트 분양시장까지 덮쳤다. 분양 불패로 꼽혔던 서울 대단지들이 줄줄이 낮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당첨 청약 가점도 고꾸라졌다. '10만 청약설'이 제기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은 2만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평균 5.45대1에 그쳤고, 49㎡의 당첨 가점이 20점을 기록했다. 2800가구 규모의 성북구 '장위 자이'는 선호도가 높은 84㎡의 가점이 20점으로 급락했다. 청약가점은 84점이 만점으로 당첨 가점 20점은 흥행 참패라 할 만하다. 서울 알짜 단지들의 저조한 청약 성적표는 청약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신호를 줘 미분양 공포를 키울 수 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10월 말 기준 4만7217가구로 1년 전보다 이미 3배 이상 늘었고 증가세도 가파르다.
미분양 급증은 주택 시장에 위험한 신호다. 분양이 안 되면 건설업체들이 투자비를 제때 회수하지 못하게 돼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되고, 이는 건설업체의 줄도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준 증권사·저축은행 등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집값 폭락으로 미분양이 16만5000가구까지 급증하면서 중견 건설사와 제2금융권의 연쇄 부도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 같은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분양이 경제위기의 최대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미분양 확산을 막을 과감한 조치가 시급하다. 정부는 규제지역 해제, 대출 완화 등의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불씨가 꺼져버린 부동산 시장에는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금리 앞에 장사는 없다"며 규제 완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봤는데 안이하게 대응할 때가 아니다. 서울 전역과 경기 4곳(과천, 성남, 하남, 광명)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청약·세제·대출·전매 제한 등 규제를 받고 있다. 분양 시장이나 거래 시장 할 것 없이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서울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또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와 등록임대사업제 부활 등 경착륙을 막을 추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그 많던 임의가입자 어디로…‘국민연금’ 어쩌다 이지경까지 - 매일경제
- 송혜교 옆 ‘이 남자’, 머스크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 매일경제
- 우승하면 ‘옷벗겠다’ 공약 논란…크로아티아 미녀 직접 입 열었다 - 매일경제
- ‘무적’ 신세 호날두, 월드컵 끝나고 어디 있나 했더니… - 매일경제
- 소속팀 복귀 이강인, 동료들에게 맞고 차이고…격한 ‘환영식’ - 매일경제
- 증시한파 뚫고 목표주가 ‘高高’...오르는 이유 따로 있네 - 매일경제
- “지방 사는 나도 서울 줍줍”...내년부터 ‘확’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 - 매일경제
- “캐디와 입 맞추지 않았다” 홀인원 하고도 보험사기 [어쩌다 세상이] - 매일경제
- 일주일에 3억씩 받는 손흥민의 ‘공항패션’은...코트가격 보니 - 매일경제
- 안우진, 태극마크 무산 유력...추가 발탁 논의 없었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