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패션매출 10배 늘린 비결 … 20대와 SNS 소통
MZ 뒤흔든 김다인 마뗑킴 대표
창업 5년만에 500억 매출 눈앞
소비자 반응 재빠르게 반영
2주만에 디자인 바꿔 출시
"1000억 패션 브랜드 만들것"
여성복 브랜드 '마뗑킴(Matin Kim)'은 올해 패션업계를 뒤흔든 주인공이었다. 2020년 마뗑킴 매출은 연간 5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50억원으로 뛰더니 급기야 올해 5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제외하면 최근 10년 사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는 찾아 보기 어렵다." 패션업계가 이구동성으로 김다인 마뗑킴 대표(30)를 주목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패션·뷰티·유통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바로 제품에 반영하다 보니 신뢰를 얻었고 이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소비자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품을 함께 만들어 나가면서 이른바 '이케아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케아 효과'는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면 완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성취감을 느껴 더욱 만족한다는 이론이다. 패션업체는 반제품을 시장에 공급해 소비자가 의류나 잡화를 제작하도록 하는 게 어렵지만, 소비자 반응을 SNS로 취합해 곧바로 제품에 반영하면 심리적으로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내 의견을 들어줬다'고 생각하면 '나도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 패션업체들이 광고나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제품 이미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SNS로 반응이 오면 곧바로 제품에 반영하는데 2주 정도면 업데이트된 제품을 다시 내놓을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좋지 않은 반응에 상처도 받았지만 소통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패션업체들은 연간 계획을 짜고 제품을 출시한 뒤 반응이 좋지 않으면 디자인을 수정하려 해도 최소 3~4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린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되도록이면 빠르게 내놓으려 한다"면서 "소통뿐 아니라 속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뗑킴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영업이익률은 28%, 판매율은 87%에 달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80~90%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작은 편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패션업체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업계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기 쉽지 않지만, 마뗑킴은 대규모 할인 행사나 아웃렛 판매 없이 소통과 속도만으로 이를 달성했다.
김 대표는 SNS 운영 또한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앞으로 운영하지 않고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유튜브 영상은 동영상 콘텐츠라는 특성상 작위적인 연출이 필요한데 이는 마뗑킴의 솔직한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마뗑킴이라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여기기 때문에 쉽게 소통이 가능한 것"이라며 "친근함과 솔직함은 곧 소통으로 이어지고 소통을 통해 제품에 반영해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SNS 팬덤에만 의존하면 장기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 디자인과 품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는 옷 한 벌을 사도 매우 까다롭게 따져 보고 구매하기 때문에 인플루언서가 만든 제품이라고 모두 구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과 함께 화장품 사업도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마뗑킴을 '1000억원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992년생인 김 대표는 2015년에 30만원을 가지고 블로그 마켓을 열었고, 2017년에는 마뗑킴 브랜드 제품을 출시했다. 2020년에는 하고엘앤에프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 8월에는 더현대 대구에서 첫 번째 단독 매장을, 지난 9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열었다.
[김규식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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