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호남 폭설로 항공편 결항 속출…차량 전복 등 교통사고 잇따라
제주와 호남지역에 올 겨울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공항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고 해상 여객선 운항도 끊겼다. 강풍까지 불어닥친 제주도엔 일부 상가 간판이 떨어지기도 했으며, 전남지역에선 눈길에 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혼란과 사고가 잇달았다.
■제주공항 북새통 18일 기상청과 제주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오후 3시 기준 한라산 사제비 31.7㎝, 삼각봉 31㎝, 어리목 24.4㎝ 등 최대 30㎝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다. 한라생태숲 11.5㎝, 서귀포 5.6㎝ 등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렸다. 한라산 탐장은 전면 통제 중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총 3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1시15분께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보행자가 눈길에 미끄러져 병원에 이송되는 등 눈길 미끄러짐 사고로 14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전날 오후 5시37분께 서귀포시 도순동에서 눈길 교통사고로 1명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눈길 교통사고도 4건이 접수됐다. 제주도는 “강풍에 간판 등 시설물이 떨어지거나 쓰러졌다는 신고가 5건이 접수돼 조처했다”고 밝혔다.
제주공항은 오후 3시 현재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총 100편(출발 50, 도착 50)이 결항했다. 항공편 결항으로 제주공항 대합실은 비행기 표를 구하려는 관광객 등으로 북적였다. 이경호 제주도 자연재난팀장은 “제주공항은 정오부터 항공편이 정상 운행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주 해상 항로는 아직 통제 중이어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 산간 지역의 대설주의보는 유지되고 있으나, 해안지역은 오후 4시에 해제됐다. 기상청은 산지를 중심으로 19일 오전까지 시간당 3~5㎝의 강한 눈이 내힐 것으로 예보했다.
■공무원 출근 시간 조정 이날 오후 3시 광주의 적설량은 최고 18.8㎝(노대동) 최저 12.3㎝(오룡동) 등으로 전날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전남지역에는 17일부터 최대 적설량이 무안 17.7㎝를 최고로 영광 16.3㎝, 장성 14.2㎝ 등 도내 평균 7.2㎝의 눈이 내렸다. 전북지역은 전날부터 군산 말도 39.5㎝, 전주 8.5㎝의 눈이 내렸다.
제설작업이 제 때 되지 않아 차량이 눈길에 뒤집히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벽 3시4분께 전남 보성군 회천면 한 도로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뒤집혔다. 또 오전 5시58분께에도 보성군 벌교읍에서 차량이 눈길에 굴러 운전자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설특보와 강풍·풍랑특보가 발효된 전남과 전북, 제주 바닷길은 모두 끊겼다. 전남 여객선 전 항로(54항로 88척)와 전북 4개 항로가 이틀째 통제됐다. 전남 진도와 상추자도 제주를 잇는 여객선 4편도 결항했다. 전남 구례 성삼재, 진도 두목재, 진도 초평재, 완도 미라재 등 일부 도로도 통제됐다.
오후 들어 광주·전남지역 등지엔 눈이 그쳐 소강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기상 상황에 따라 내일(19일) 공무원 출근 시간과 등교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심인섭 광주시 자연재난과장은 “내일 새벽에 10㎝ 정도의 눈이 더 내린다는 예보에 따라 제설 작업 등을 준비 중이다. 내일 새벽 상황에 따라 전 공무원들이 오전 7시까지 부근 행정복지센터로 모여 제설작업을 한 뒤 오전 10시까지 출근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강원도 최강 한파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를 보였다. 오전 설악산이 영하 23.1도까지, 철원 임남 영하 22.4도, 향로봉·홍천 내면 영하 22.1도, 평창 면온 영하 22도, 홍천 서석 영하 21.7도, 횡성 청일영하 20.9도, 경기지역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적으로 구조 1건과 구급 2건, 제설·고드름 제거·수도권 동파 등 생활안전 관련 54건, 급수 1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19일 오전까지 광주, 전남, 전북 지역에 많게는 10∼15㎝ 눈이 더 내릴 것”이라며 “보행 안전과 교통사고,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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