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신 넘쳐나는데 공식집계 사망자는 ‘0명’…100만명 이상 사망 전망도 나와

이종섭 기자 2022. 12. 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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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장례식장에서 지난 17일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관에 담긴 시신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이달 들어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한 이후 화장장과 장례식장에서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금도 매일 코로나19 사망자를 0명으로 발표하고 있어 그 규모조차 제대로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의 급격한 확산으로 내년까지 10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18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보면 전날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위건위 발표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3일 산둥(山東)성과 쓰촨(四川)성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보름 가까이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중국 내 누적 사망자는 5235명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이날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사망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시내 병원 영안실과 장례식장 등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을 안치할 장소가 없어 영안실 바닥에 시신을 쌓아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관계자는 명보에 “현재 시신 안치소 냉장고는 모두 가득 차 있고 바닥에 시신 30여구가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대 제3병원 직원도 “이미 영안실 냉장고가 꽉 차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고, 감염병 전문병원인 디탄(地壇)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조차 안치할 수가 없어 다른 곳으로 이송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장례식장이나 화장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명보는 베이징에 있는 12개 관영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현재 화장되지 않은 시신이 상당수 쌓여있고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화이로우(懷柔)구의 한 장례식장 직원은 “현재 시신이 너무 많다. 얼마나 줄을 서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지금도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새로운 예약을 받을 수 없으며 다른 지역에서 온 시신은 모두 돌려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내 다른 지역 장례식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시신을 화장하려면 최소 일주일에서 열흘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 한 대형 화장시설은 현재 화장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대기 중인 시신이 2000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베이징에서는 시신 안치와 화장 등 장례비용이 전달보다 두 배 가량 비싸졌으며 일부는 업체를 통해 화장 순서를 새치기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 같은 추이로 볼 때 중국에서는 내년까지 코로나19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자체 예측 모델을 통해 중국에서 내년 3월까지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사망자가 32만2000명에 이를 수 있으며 연말까지는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대 연구진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4차 백신 접종이나 항바이러스제 보급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전면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면 전역에서 동시에 감염 확산이 이뤄져 100만명 당 684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 이를 전체 인구에 대입하면 역시 100만명 가까운 사망자 숫자가 나온다. 또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앞으로 3개월 내 중국 전체 인구의 96%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최대 150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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