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빚부터 갚자”…가계대출 18년만에 감소 전망

윤명진 기자 2022. 12. 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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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장모 씨(32)는 최근 신용대출 2000만 원을 조기에 상환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보다 감소한다면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도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역시 같은 기간 9조6812억 원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15일 기준 693조6469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09조529억 원)보다 15조4060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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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11.10 뉴스1
직장인 장모 씨(32)는 최근 신용대출 2000만 원을 조기에 상환했다.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과 그동안 모아둔 월급을 끌어 모아 모두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연 3%에 빌렸던 대출 금리가 6% 후반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금리가 너무 올라 돈이 생기자마자 대출부터 갚았다”며 “지금은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빚을 줄이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보다 감소한다면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주식, 가상화폐 등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말 기준 902조6670억 원으로 작년 12월 말(910조149억 원)보다 7조3479억 원 줄어들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도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역시 같은 기간 9조6812억 원 감소했다. 만일 올 연말 기준으로도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다면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연도별 증감을 확인할 수 있는 2004년부터 18년 만에 처음이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 잔액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15일 기준 693조6469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09조529억 원)보다 15조4060억 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이 121조35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8조2068억 원 급감한 반면,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505조4046억 원으로 1년 새 6조3564억 원 늘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올해 이례적으로 줄어든 것은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2.98~4.72%에서 현재 6.208~7.33%로 두 배 가량으로 치솟았다. 2020년 시작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최근 잠잠해진 것도 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 시장의 침체로 여윳돈이 있어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매년 말 주요 은행들로부터 받아온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올해는 제출받지 않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워낙 부진하다 보니 별도의 대출 관리나 억제 방안이 필요 없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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