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새해 '3대 개혁 원년'인데…野에 발목, 대통령실의 'SOS'

박종진 기자 2022. 12. 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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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입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2.15.

"국회에서 예산과 부수 법안이 조속히 추진돼서 국정 운영에 공백이 없도록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18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연신 국회를 향해 호소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복합 위기의 파고 속에 7개월여를 보내고 집권 2년 차를 맞는 윤석열정부는 21일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시작한다. 노동개혁 등 3대 개혁 원년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일하는 정부'로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예산안부터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김대기 실장, 국회 향해 거듭 '부탁' 또 '부탁'
이날 당정 공개 발언 시간 내내 국회의 협조를 당부한 김 실장의 발언에는 야당을 향한 대통령실의 답답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 실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정 운영에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이번 주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하고 기재부 중심으로 부처별 업무보고를 시작하려 한다"며 "그런데 업무보고를 끝내고 국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지금 국회에 걸려있는 예산안이라든지 법률안이 빨리 통과돼야 불확실성이 적어질 것 같다. 많이 어렵겠지만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절박한 경제 환경도 거듭 언급했다. 김 실장은 "내년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가 안 좋으니까 수출도 안 좋을 거고 대내외적으로 주택,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계속될 것 같고 가장 걱정되는 게 국가든 기업이든 가계든 모두 부채가 사상 최고로 늘어난 상황이라서 정책을 펴내는 것도 상당히 제약 돼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 일자리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부가 최선을 다 할 테니까 국회에서도 현재 논의되는 과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1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2023년도 업무보고를 받는다. 업무보고 방식은 달라진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업무보고를 장관 독대 형식으로 받았다. 실무자 배석 없이 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해당 부처의 업무계획을 보고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장관이 부처를 맡았기 때문에 장관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과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진 까닭이다.
尹정부 2년차 '업무보고' 확 바뀐다…"대국민 보고 형식"
하지만 이번에는 장관부터 주요 부서 실무책임자까지 업무보고에 참석한다. 나아가 정책수요자인 민간 기업과 일반 국민 등도 업무보고에 함께 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물론 정책수요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새해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필요하면 질문에도 직접 답하라는 의미다. 일종의 '국민 브리핑'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번 신년 업무보고는 윤석열정부 2년차를 맞아 그간의 성과와 내년도 업무 계획을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께 직접 보고하는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진행된다"며 "지난 15일 2시간 30분간에 걸쳐 진행된 국정과제 점검회의가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의 큰 그림을 국민 앞에 선보이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신년 업무보고는 큰 그림의 디테일들을 국민 앞에 하나씩 소개하는 윤석열정부의 연작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석하면서 업무보고 장소도 여러 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물론 일반 국민 참여를 고려해 보다 개방적인 곳,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 등에서도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보고 주체도 개별 부처가 아니라 업무 연관성이 큰 2~3개 부처가 함께 공동으로 보고할 계획이다. 이 부대변인은 "각 부처 업무보고와 함께 관련 부처들의 공통 현안을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통령 집무실에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2.13. *재판매 및 DB 금지
2023년도 '3대 개혁 원년' 포부…거대야당이 '변수'
업무보고의 핵심은 민생과 경제다.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제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 윤석열정부의 주력 정책과제들이 민생경제를 위주로 배치된다. 이 부대변인은 "2023년도는 3대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각 부처가 개혁 정부의 추진력을 확보할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거대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의 협조 여부가 관건이다.

업무보고 대상은 총 18개 부와 4개 처(보훈처, 인사혁신처, 법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리고 4개 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대상이고 국세청 등 청 단위 기관들도 참여한다.

첫 업무보고 타자는 기재부다. 21일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와 대통령 자문기구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겸해 열린다. 이어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업무보고가 연내 실시된다.

다만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수장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업무보고가 서면으로 대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의 국정 철학이 있고 국정과제가 있고 목표가 있다"며 "그런 방향성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주요 정책이나 국정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 이런 판단 속에서 서면 보고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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