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사활 이통사… AI·미디어에 승부수

김나인 2022. 12. 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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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합작 등 모든수단 총동원
메타버스·UAM 등 신사업 공략
"통신투자 후순위로 밀려" 부담
황현식 LG유플러스 CEO가 4대 플랫폼 중심 신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구현모 KT 대표가 '2022년 상반기 KT그룹 혁신성과 공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제공
유영상 SKT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전체 구성원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기업'이라는 SKT 2.0 비전을 밝히고 있다. SKT 제공

이동통신 업체들이 '탈통신'을 지상 과제로 세우고 자체 기술투자, M&A(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외부 협력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통신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하고 업종간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AI(인공지능), 미디어, UAM(도심항공교통), 메타버스, 로봇, 마이데이터 등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통신 시설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업계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 올해 합산 영업익 4조원 넘어설 듯= 통신업계는 매출 성장과 사업구조 개편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036억원으로, 올해 들어 3개 분기째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통신 분야가 주도하는 가운데 AI, IDC(인터넷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미디어 부문도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올해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1위인 SK텔레콤의 올 3분기까지 엔터프라이즈 사업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2%나 늘었다. AI 사업인 '아이버스'와 구독 플랫폼 'T우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도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화제작을 내놓으며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힘을 준 KT는 KT스튜디오,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 3분기 매출이 24.7% 늘었다. 이를 포함한 신사업을 기반으로 올 3분기 KT는 비통신 신사업 매출을 전체 매출(12조100억원)의 약 28%인 3조37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LG유플러스는 IPTV(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스마트홈 사업이 순항했다.

◇AI·플랫폼 승부 더 거세진다= 이동통신사들은 조직과 인력도 변화된 전략에 맞춰 재정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비통신 분야 주도권 경쟁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AI 컴퍼니' 비전 달성을 위해 기존 핵심사업 분야를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AI 추진단'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미래기획팀을 신설, 역량을 강화했고 '디지털혁신CT(CD TO)'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CT는 통신 분야 기존 사업을 AI 기반으로 재정의한다. C레벨 고위 임원 조직도 강화해 사업 수익성 강화를 주도하기 위한 힘을 싣는다. 유영상 CEO(최고경영자)는 SK브로드밴드의 대표도 겸직해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의 시너지 창출에도 나선다.

KT 또한 구현모 대표의 연임 심사로 인해 조직개편이 늦어지고 있지만, 구 대표의 연임이 이뤄지면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코를 기치로 비통신 부문 강화에 주력했다. 올해는 KT클라우드 분사, KT스튜지오지니 조직 개편,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 CJ ENM과의 미디어 사업 협력 등 굵직한 변화를 끌어냈다.

LG유플러스는 9월 'U+ 3.0' 시대를 기치로 삼아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3.0 등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통신 사업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UX(이용자경험)를 담당하는 고객경험연구·이용자경험센터(LSR·UX센터)를 CEO 직속 조직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IPTV에서 제공된 '아이들나라'를 OTT로 독립시키고 '왓챠' 인수에 나서는 것도 U+ 3.0 도약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토대로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통신 설비투자 부담은 과제 = 다만 내년에는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설비투자를 줄여왔다. 3사 합산 설비투자액은 2019년 9조5965억원이었지만, 2020년 8조2758억원, 지난해 8조2024억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통신의 근간인 네트워크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최근 정부는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회수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5G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이동통신사들의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28㎓를 지원하는 인빌딩 장비가 출시돼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라며 "최근 정부의 28㎓ 주파수 회수조치는 향후 밀리미터웨이브(mmWave)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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