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정차 못하게”...전장연, 출근길 시위 ‘게릴라식’으로 바꾼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는 19일 진행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와 관련해 “서울시의 무정차 조치를 막기 위해 지하철 역사를 알리지 않고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전장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전에 탑승 시위 역과 동선 등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4일 시행된 무정차 조치를 ‘이동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공지를 하지 않으며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오전 8시 지하철 선전전은 지하철 역사를 알리지 않고 진행하고 오전 9시까지 삼각지역 승강장에 집결한다”며 “장소가 알려지면 서울시에서 무정차 조치를 취하기에 부득이하게 선전전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는 것을 양해부탁드린다”고 했다.
전장연은 지난 1년여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휠체어 바퀴를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우는 등의 방식으로 운행을 지연시켜왔다. 지난 14일 삼각지역에서 진행된 탑승 시위에도 7분 30초쯤 운행이 지연됐고, 서울시는 한 차례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 지난 12일 시가 전장연 시위로 인한 혼잡 상황에서 무정차 통과를 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시행된 것이다.
전장연은 “국가로 인해 장애인이 평생동안 당해온 차별과 폭력을 압축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정차’ 조치를 규탄한다”며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집회 시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반발해왔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는 비상이 걸렸다. 그간 전장연 시위 때 교통공사 직원 및 경찰들이 현장에서 전장연 측이 열차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으려고 사다리를 가지고 타는 것 등 심각한 불법행위를 그나마 막아왔는데, 사전에 시위 장소를 모르면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새벽 시간대에 주요 역을 계속 돌아다니거나 CCTV 등으로 최대한 모니터링하는 수밖에 없다”며 “지하철 보안관을 역마다 분산 배치해 두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 장소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또다른 장애인 단체의 맞불 집회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지난 15일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 연대(장애인연대)’ 회원 10여명은 전장연 시위 직전에 이들의 앞을 막아서며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의 승강장 진입을 막았다.
장애인 연대 김민수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혐오감만 키울 뿐”이라며 “앞으로 물리적 충돌도 불사해가며 전장연의 불법 시위를 막겠다”고 했다. 시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장애인 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등 타 장애인 단체들에서 전장연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자,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전장연이 장소 공지를 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소가 계속 노출되면서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의 제지가 심해지니 이를 피해보려고 하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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