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사태에도 … 게임업체 "블록체인 사업 계획대로"
넷마블 컴투스 네오위즈 카겜
"블록체인 게임 사업 축소 없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목표로 출시
게임사 발행코인 공시는 강화
"혹독한 옥석 가리기 진행될 것"
위메이드 가상자산 위믹스 상장폐지 후폭풍으로 '블록체인·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모델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관련 업계는 사업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P2E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해외 시장만을 겨냥해 진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매일경제신문이 가상화폐를 발행한 넷마블(MBX), 컴투스홀딩스(XPLA), 네오위즈(IX), 카카오게임즈(BORA) 등 4개 게임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가상화폐 리스크 관리 전략과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들 4개 게임사 모두 위믹스 사태 이후 관련 사업 리스크를 긴급 점검하고 자사 가상화폐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선 가상자산 관련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고, 블록체인 사업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고 시장이 큰 해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최근 리스크가 부각된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 4개 게임사 모두 축소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네오위즈는 "어떠한 변경 없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하는 것에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 판단해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시장은 언제든 성장 기회가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기존에 계획한 로드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밝힌 것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국내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며 돈을 벌고, 게임사는 거래소 운용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P2E 모델의 세계 시장 성공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컴투스홀딩스는 "'크립토 윈터' 등 외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혹독한 겨울은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는 시기이고, 이 시기에도 제대로 흔들림 없이 준비하는 곳만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P2E를 놓고 현재 국내에서는 사행성과 정보의 불투명성 등을 우려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신사업으로 평가하는 일부 게임사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국내 첫 P2E로 알려졌던 '무돌 삼국지' 개발자 나트리스가 제기한 행정소송은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질의에 응답한 게임사들은 "현재 토큰 이코노미가 적용된 게임(P2E)은 국내 서비스가 금지된 상태임에 따라 해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 시작부터 한국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고 글로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위믹스 사태가 미친 영향에 대해 △가상화폐 공시 △컴플라이언스 △거래소 재무 안정성 △해외 규제 이슈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위믹스 사태 이후 게임사 가상화폐 유통 현황과 계획에 대한 공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코인 유통을 시작하지 않은 네오위즈는 "최근 여러 이슈로 시장에서 더 높은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요구하는 것을 알고, 이에 적합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MBX 토큰에 대한 분배 계획을 마브렉스 공식 커뮤니티 채널,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Xangle) 등을 통해 지속 공지한다는 방침이다.
컴투스의 가상화폐 엑스플라(XPLA)는 최근 유통 물량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했다. 컴투스는 매 분기 정기 업데이트 외에도 총 발행 물량의 0.1% 이상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사전 공시를, 0.005%의 물량 변경이 있을 경우에는 14일 이내로 알리기로 했다.
게임사들은 발행한 가상화폐의 유동화와 이를 통한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넷마블은 "수익 실현 또는 현금화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시장에 토큰을 임의 매매한 적 없으며, 향후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실시간 유통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 무분별한 유동화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게임업계 일각에선 시장의 성패는 '코인놀이'가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게임)에 달려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핵심 지식재산권(IP) 확보가 우선돼야 P2E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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