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다녀간 동창리서 미사일… '시위'보다 '개발' 무게
"金, 15일 엔진 시험 참관 뒤 계속 머물고 있을 수도"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18일 동창리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이곳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중대 시험'(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을 했다고 밝힌 지 불과 사흘 만의 일이어서 그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13분쯤부터 낮 12시05분쯤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추정 미사일 2발을 쐈다.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으로 발사된 이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500㎞로 탐지됐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과 달리 일본 방위성인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모두 '통상적인 궤도'를 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측이 탐지·분석한 정점고도는 550㎞, 비행거리는 약 500㎞ 수준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엔총회의 최근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등에 대한 반발 차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외에도 일본 자위대의 '반격능력 확보' 결정이라든가 주한미군 내 우주군 창설 등 북한이 민감해 할 만한 사안들이 다수 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에 "유엔인권결의안 채택과 일본의 방위정책 변환 등 북한을 둘러싼 압박 움직임에 대한 반발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성과 도출을 위한 '실적 쌓기'용 발사로도 읽힌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의 이날 발사를 국내외 정세 대응 등 '시위성' 목적이 아닌 기존의 '국방력 강화' 등 전략무기 개발 일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고도(일본 방위성 발표 기준) 등을 보면 MRBM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시험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올해부터 전술핵 실전배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새로 개발한 장거리탄도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간의 전력 공백을 메우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사흘 전 같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140톤포스(tf)추진력(1tf는 1톤 무게를 밀어올릴 수 있는 추진력)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
실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앞서 엔진 시험 참관 뒤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 출현을 기대한다"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북한은 현재 액체연료 기반으로 돼 있는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의 추진체계를 대체하기 위해 고체연료 기반 로켓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홍 실장은 김 총비서가 15일 서해위성발사장 현지지도 후 현재까지도 계속 머물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김 총비서는 앞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 엔진 시험을 참관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보면 그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1주기였던 17일 다른 당정 간부들과 달리 그 시신이 안치돼 있는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김 총비서가 부친 기일에 금수산 궁전 참배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홍 실장은 "만약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MRBM이 아니라면 위성 발사 목적의 시험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작년 1월 열린 제8차 당 대회 당시 '군 정찰위성 개발'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켰다.
북한은 올 2월과 3월 평양 순안공항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도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당시 신형 ICBM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개발 시험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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