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자 강제 추방’ 조치 곧 만료···이민자들 몰리나

최서은 기자 2022. 12. 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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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이민자들이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타이틀42 종료 발표를 기다리며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인 리오 브라보 강 근처에 서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법적 절차없이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정책의 시한이 곧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이민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불법 입국자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것을 막도록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이틀42’ 정책이 21일(현지시간) 만료된다. 타이틀42는 미국에 입국하려는 불법 이민자를 국경에서 자동으로 추방하도록 허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이민정책이다. 트럼프 정부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한 이민자들을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자동으로 즉시 강제추방하는 공공보건 행정명령을 시행해왔다. 사실상 ‘반이민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자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의 수는 2021년 1월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급증했다. 2022년도에만 200만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국경에서 구금됐다. 전년보다도 24% 증가한 수치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멕시코, 콰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출신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민자 급증의 이유로 중남미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꼽았다.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의 환경적 재앙과 경제적 어려움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유를 지적했다.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 억압으로 인한 경제 문제 악화가 지적됐다.

아르헨티나 통신사 텔람에 따르면 타이틀42가 만료되기 전 이미 수백명의 이민자들이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서 망명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영하의 기온 속에서도 지난 11일부터 길게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인권을 위한 국경 네트워크의 페르난도 가르시아는 “우리는 매우 춥고 음식도 없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이민자들을 자국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멕시코나 다른 국가와 협력하여 “흐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타이틀42가 즉시 폐지되지 않자 비판이 나왔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타이틀42를 두고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정책이다. 광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에서는 타이틀42를 연장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연방 법원은 트럼프 정부가 망명 신청을 차단하기 위해 타이틀42를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행정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연방항소법원 역시 지난 16일 공화당 주도의 19개 주에서 신청한 타이틀42 만료 요청을 기각했다. 공화당은 대법원에서 다시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예정대로 21일에 공식적으로 이민자 추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타이틀42가 종료되는 즉시 수만명의 이민자들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민자 처리 문제를 두고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의 치열한 법적 논쟁이 예상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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