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비아냥에서 모로코의 영웅으로 떠오른 라크라키
아보카도라는, 조롱에 가까운 별명을 듣던 감독이 일약 세계적인 명장으로 떠올랐다. 축구 변방 모로코를 월드컵 4위로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은 모로코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며 앞으로도 모로코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강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모로코는 18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3·4위전에서 1-2로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팀이 아니었다. 아프리카 지역 최종예선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을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선수단과 불화 끝에 지난 8월 경질되면서 분위기가 크게 어수선했다.
그 와중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라크라키 감독은 흐트러진 분위기를 수습하는 일에 들어갔다. 자국 언론들은 대머리인 그에게 ‘아보카도 머리’라는 별명을 붙이며 조롱하기 바빴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모로코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A매치 45경기 출전 경력을 가지고 있던 그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민자 가정 출신이었다. 26명의 모로코 대표팀 선수들 중 절반 이상이 라크라키 감독과 같은 이민자 가정 출신인데, 그는 이 점을 파고들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또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외면 받았던 하킴 지예시(첼시)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바이에른 뮌헨)를 다시 대표팀에 승선시키며 착실하게 전력을 다져갔다.
모로코는 조별리그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크로아티아와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이끌어낸 것을 시작으로 벨기에와 캐나다를 연파,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하더니 16강과 8강에서는 이베리아 반도의 축구 강국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로이터는 스페인과 16강전이 끝난 뒤 “라크라키 감독 덕분에 아보카도는 모로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됐을 것”이라고 라크라키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라크라키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 시작 전부터 모로코를 의심했다. 하지만 우린 예상을 깨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며 “우린 모로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이젠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런 환상적인 결과를 다시 한 번 내고 싶다. 꾸준히 8강, 4강에 오를 수 있는 팀이 된다면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로코가 꾸준한 축구 강국이 되기를 희망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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