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호날두, 눈물 수아레스 …카타르에서 ‘진 별 뜬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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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은 유독 세대교체가 심한 대회였다.
'축구 신'들의 마지막 월드컵인 데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더욱 한 시대의 끝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가 부각됐다.
<한겨레> 는 카타르월드컵의 대표적인 뜬 별과 진 별을 정리했다. 한겨레>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인 호날두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스스로 무대를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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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2022 카타르월드컵은 유독 세대교체가 심한 대회였다. ‘축구 신’들의 마지막 월드컵인 데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더욱 한 시대의 끝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가 부각됐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서 희비도 엇갈렸다. 개중에는 떠오르는 별과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운 별도 있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쓸쓸하게 사라진 별도 있었다. <한겨레>는 카타르월드컵의 대표적인 뜬 별과 진 별을 정리했다.
아프리카 돌풍을 이끈 모로코 미드필더 이줏딘 우나히(22·앙제)는 카타르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일으킨 선수다. 불과 1년6개월 전만 해도 프랑스 3부리그 무명선수였던 그는 이번 대회 뛰어난 탈압박과 날카로운 패스 실력을 선보이며 모로코를 아프리카·아랍 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올렸다.
특히 우나히는 스페인과 16강전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무적함대를 무력화했고, 경기가 끝난 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마저 그를 치켜세웠다. 우나히가 현재 속한 프랑스 1부리그 앙제의 사이드 샤반 회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나히에 대한 문의가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말 그대로 벼락스타 탄생이다.
크로아티아를 3위에 올린 중앙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치히)도 이번 대회를 통해 유럽 최고 수비수 반열에 올라섰다. 월드컵 직전 코뼈를 다쳐 대회 내내 마스크 투혼을 펼쳤던 그는 크로아티아 수비의 핵이었다. 그바르디올은 조별리그부터 8강 브라질전까지 5경기 동안 3실점만 기록하는 짠물수비를 이끌었다. 비록 4강 아르헨티나전에서 0-3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마지막 3위 결정전에선 직접 선제골까지 뽑으며 팀의 두 개 대회 연속 입상을 이끌었다. 발칸반도 출신의 이 새로운 철벽은 이번 대회 이후 유럽 최고 명문 구단 이적이 유력하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빛을 잃고 진 별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다. 카타르가 마지막 월드컵인 호날두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스스로 무대를 망쳤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과 경기 이후엔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한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스위스를 6-1로 완파했지만, 8강에서 모로코에 0-1로 패했다.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다음 날 인스타그램에 “포르투갈을 위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드는 일은 내 가장 큰 야망이자 꿈이었다. 어제 그 꿈이 끝났다”고 썼다.
루이스 수아레스(35)도 우루과이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쓸쓸하게 떠났다. 수아레스는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악동 기질을 뽐냈다. 2010 남아공월드컵 8강 가나전이 대표적이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완벽한 슈팅을 손으로 막아내며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가나는 페널티킥에 실축했고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는 4강에 올랐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는 상대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이런 기행에도 워낙 실력이 좋아 논란을 잠재운 수아레스였지만, 카타르에서는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었다는 소식에 가나전 도중 벤치에 앉아 끝없이 눈물만 흘렸다. 기행도, 활약도 없이 눈물만 남긴 초라한 마지막이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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