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군도 속수무책…군사령관 불러 모은 푸틴의 '속셈'은?
WP가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여단 내부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투입 당시 1400~1500명 규모로 출발했던 여단은 지난 5월 기준 병력이 892명으로 줄어들었다. 남은 병사 가운데 21명은 입원 중이며, 6명은 실종됐다. 9명은 전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단 사령관은 전쟁에서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월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기록도 확인됐다.
핀란드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페카 토베리는 "이 여단은 겨우 60%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충분치 않은 지원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투를 거부하는 병사들이 있고 실종된 사람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러시아에 전쟁이 잘못됐음을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00여단은 평시에는 러시아와 노르웨이 국경 인근 무르만스크주 스파르타 기지에 주둔한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열강들로부터 방어하고 러시아 북부 함대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최전선 정예 병력으로 동원된다. 과거 시리아전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여단은 지난 9월 하르키우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렀다. 대부분의 장교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이들의 전차 32대와 차량 100대를 포함한 군 장비 70%를 파괴하거나 노획했다.
WP는 "제200여단이 붕괴한 것은 푸틴 대통령을 비호하는 세력의 고질적인 부패, 전략적 오산, 자국 군대와 적군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한 정보 작전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작전 방향과 관련해 각 지휘관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작전과 중기적인 작전에 대한 제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군사 작전의 실행과 계획에 직접 관여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겪은 좌절과 패배를 자신과 결부시키고 싶지 않아 전쟁과 거리를 둬 왔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시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 없으며,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나 최전선을 공개 방문한 적도 없다. 대신 지난달 시베리아 칠면조 사육 공장을 여는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면서 평소와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행보가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유리 표도로프 "러시아의 중요한 군사적 결정이 푸틴 대통령의 승인 없이 내려질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군사령부를 공개 방문한 것은 그가 군의 책임자이며 전쟁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크렘린궁의 분명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중기'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강조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례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면서 건강이상설과 도피설이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3기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했으며, 남성성을 과시하기 위해 매년 연말 출전했던 아이스하키 행사도 건너뛰기로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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