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일타강사’의 욕설, 어디까지 괜찮을까
대치동 유명강사가 학부모 커뮤니티에 자신의 입시서비스에 대한 비판글이 올라오자 욕설이 담긴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학부모 커뮤니티 ‘디스쿨’에는 지난 14일 ‘텔레그노시스’에 대한 후기글과 댓글이 게시됐다. ‘텔레그노시스’는 지난 7월 생명과학 ‘일타강사’로 불리는 A씨가 개설한 입시 분석 서비스다. 모의고사 및 수능 성적을 입력하면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예측해준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비판글이 올라온 뒤 강사가 보인 반응이다. 해당 서비스가 “미흡하다”, “비싸다” 등의 비판을 받자 A씨는 자신이 학생들과 소통하는 네이버 카페에 욕설이 담긴 게시글을 연달아 올렸다. 본인의 서비스에 대한 비판적인 후기를 공유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쓴 듯한 내용의 글이었다.
A씨의 글이 공유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선 강사가 욕설을 사용하며 학생들에게 잘못된 혐오감을 조성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A씨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니가 수험생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에게 맡기겠냐 : 수업시간에 욕을 하지만 압도적인 강의력의 강사 VS 아주 고상하고 점잖은데 수업은 졸리는 강사”라는 내용의 투표글을 올렸다.
유명강사들이 수업의 재미를 위해 욕설을 사용하는 일은 자주 있다. A씨 또한 강의 중 비속어를 써 학생들로부터 ‘속 시원하다’, ‘재밌다’ 등의 평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이모양(17)은 “(강사가) 욕설을 적절히 쓰면 오히려 잠이 깨고, 재밌다”고 했다.
다만 ‘적정 선’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영동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군(17)은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강사의 욕설 사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양(17)은 “한 강사가 욕을 너무 많이 써서 (수업) 중간에 나왔다”며 “불쾌하다”고 했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18일 “교육 과정에서 전달되는 가치규범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학생이 강사의 언어 폭력을 싫어해서 빠져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시험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언어 폭력의 사용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교육 자체가 수단시되는 생각이 정착될 수 있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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