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배우자'…질병청장 인사에 '송곳 검증' 벼르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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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주식 보유 논란이 불거지며 사의를 표명한 백경란 전 질병관리청장 후임으로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백 전 청장이 물러난 자리에 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내정되자 민주당 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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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주식 보유 논란이 불거지며 사의를 표명한 백경란 전 질병관리청장 후임으로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지 소장의 남편이 윤 대통령의 '55년 죽마고우'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문성보다 인맥 중심 인사를 단행한 것"라며 향후 현안질의 등을 통해 자질 검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18일 the300과의 통화에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 지금까지의 윤석열 대통령 인사 특징을 보면 전문성보다는 관계 중심의 인사"라며 "지 소장 내정 역시 마찬가지라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지 소장 남편이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여서다. 그는 1967년 대광초등학교 1학년 시절 윤 대통령을 만난 뒤 서울대 법대까지 함께 다녔다. 윤 대통령 정치 입문을 지근 거리에서 도왔으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싱크탱크인 미래비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대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2027년 청와대를 나온 뒤에 보자"고 메시지를 보내 사실상 윤 정부에선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그의 아내가 질병청장에 내정된 것이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백 전 청장의 이해 충돌 논란을 지적하며 지난 국정감사 기간 내내 사퇴를 주장해왔다. 백 전 청장이 취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 업무와 관련있는 바이오 기업 주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으나 다른 주식거래 내역 등을 공개하라는 여야 의원 요구에는 끝까지 버텼다. 야당은 결국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 전 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외에도 백 전 청장 남동생이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기업 사외이사직에 지원하면서 자신의 누나가 백 전 청장이라는 걸 밝힌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질병청과 관련있는 업체에서 근무하기 위해 백 청장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하지만 백 전 청장이 물러난 자리에 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내정되자 민주당 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 역시 통화에서 "보건복지 정책에 전문성을 갖춘 여러 인물이 많을 텐데 꼭 측근을 앞세워 인사를 해야 하느냐. 그런 인사 스타일이 국정 난맥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백 청장이 물러나는 것은 너무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그 후임에 지영미 소장을 세우겠다니 참으로 뻔뻔하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내 마음대로'와 '내 사람만으로', 이 두 가지 쇠고집으로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질병청장은 '내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 주기 위해 만든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질병청장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임명 가능하다. 다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에서 백 청장 의혹 관련 인사청문회 수준으로 집중 질의했던 만큼, 지 소장 역시 '핀셋 검증'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원이 의원은 "백 전 청장은 지난 국감 당시 야당 의원들이 집중 질의한 도덕성 의혹 논란으로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지 소장도 상임위에서) 이와 유사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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