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68년 만에 간첩 누명 벗었다…“역사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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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옛소련의 스파이라는 혐의를 68년 만에 벗게 됐다.
오펜하이머는 수소폭탄 개발을 반대한다는이유로 1954년 스파이 혐의를 받아 원자력 관련 연구를 금지당했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어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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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개발 영웅에서 핵무기 개발 반대 운동가로
“오펜하이머 명예 회복하기 위한 기록 수정할 것”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옛소련의 스파이라는 혐의를 68년 만에 벗게 됐다. 오펜하이머는 수소폭탄 개발을 반대한다는이유로 1954년 스파이 혐의를 받아 원자력 관련 연구를 금지당했다.
제니퍼 그랜홀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달 15일(현지 시각) “오펜하이머의 보안 승인에 대해 1954년 원자력위원회의 결정은 위원회 자체 규정을 위반한 절차였다”며 “그에 대한 편견과 불공정의 증거가 밝혀졌고, 그의 충성심과 애국심은 확인했으며 스파이 혐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어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때 개발된 핵무기는 일본에 투하돼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하며, 미국의 과학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 옛소련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펜하이머는 일본에 투하돼 많은 희생자를 만든 핵무기의 위력을 보고 핵무기 개발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결국 그는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며, 원자력위원회의 자문위원회 의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수소폭탄 연구를 막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1949년 소련이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하자 당시 반공 냉전주의를 추구하던 미국 정부와 사회는 오펜하이머에게 공산주의자라는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1953년에는 미국 의회 보좌관이 미연방수사국(FBI)에 편지를 보내 “오펜하이머가 옛소련의 스파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오펜하이머를 원자력 관련 기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지시까지 내렸다.
결국 오펜하이머는 1954년 4~5월 미국 원자력위원회가 연 비밀 청문회에서 스파이 혐의를 받아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잃었다. 당시 원자력위원회는 “오펜하이머가 옛소련에 충성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치로 오펜하이머는 더 이상 원자력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며, 연구도 이어갈 수 없었다.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며, 전쟁의 종식을 이끌며 미국의 과학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원자력 연구를 떠나 여생을 보냈고, 1967년 62세의 나이로 숨졌다.
오펜하이머가 쓴 누명은 2014년 원자력위원회의 비밀 청문회 자료가 기밀에서 해제되면서 반전을 맞기 시작됐다. 기밀에서 해제된 자료를 검토한 전문가들은 오펜하이머가 옛소련의 스파이라는 증거가 부족했고,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증언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오펜하이머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리처드 폴렌버그 미국 코넬대 교수는 “당시 청문회 자료가 기밀로 분류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오펜하이머에 대한 증언은 대부분 그의 무죄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터 휘트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당시 오펜하이머의 주장은 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계획보다 미국에 유리했다”며 “그는 미국에 충성을 다한 과학자”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오펜하이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랜홀름 장관은 “에너지부는 원자력위원회를 잇는 기관으로서, 국방과 과학 발전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기록을 수정할 것”이라며 “당시 결정을 철회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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