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악몽 떠올라"… 중국發 변이에 팬데믹 초창기로 돌아가나?
중국 내 코로나19(COVID-19) 유행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백신 접종률이 낮고 면역저하자가 많은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델타·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했다.
중국도 면역저하자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3년 전 팬데믹 초기, 중국 설 연휴(춘절)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던 것처럼 내달 말이 우리나라 방역 전선의 최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의 유행 상황이다. 특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국내 유입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변이는 아마 가장 먼저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달 7일부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했다. 대대적인 격리와 봉쇄를 해제하고,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의무도 없앴다. 사실상 환자 수 집계를 포기한 것으로 지난달 29일 7만1310명에 달했던 중국 확진자 수는 이달 13일 7134명으로 10분의 1로 줄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이 유행 관련 데이터를 전혀 공개하지 않아 괴로운 상황이다"며 "의료진들이 간접적으로 파악한 바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5%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올해 3월 우리나라에서 일일 확진자 수가 60만명 이상 발생했던, 오미크론 정점이 가장 극심했을 때 유병률이 5% 정도"라며 "현재 중국 상황이 당시 우리나라의 정점과 비슷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인구 감염은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을 야기한다.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로 옮겨가고 복제되는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4억명 인구에 육박하는 중국에서의 대규모 유행이 위험한 이유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주요 변이 바이러스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거나 면역저하자가 많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델타 변이는 2020년 10월 인도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202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알파 변이는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9월에 발생이 보고됐다.
낮은 백신 효능과 제로 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면역력을 갖춘 중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자국민에게 접종한 시노백·시노팜은 불활성화 백신으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보다 예방력이 떨어진다. 기존 우한 바이러스에 기반한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에는 방어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고강도 봉쇄 정책으로 오미크론에 감염돼 자연면역을 형성한 국민도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노백·시노팜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예방 효과가 50%를 조금 넘게 나왔다"며 "중국의 백신 접종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는데 지금쯤이면 상당수가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는 등 3년 전 팬데믹 초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내달 말 중국 춘절 대규모 인구 이동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2020년 초 중국에서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2~3월 대구·경북에서 크게 유행했다"며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내년 1월23일이 중국 춘절인데 3년 전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중국 변이의 국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사실 거의 없다"며 "앞서 전문가들은 질병관리청에 중국 상황을 보고, 방역 완화를 결정하자고 얘기했지만 이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제 어떡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3년 전 상황으로 리셋(reset)되는 느낌이다. 새로운 변이가 오미크론처럼 유행하기 시작하면 또 셧다운할 것인지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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