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빵’ 유재석 대상··· ‘변함 없는’ SBS 뭇매[스경연예연구소]

김원희 기자 2022. 12. 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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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BS 연예대상’ 방송 화면



SBS에서 통산 19번째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국민 MC’ 유재석의 첫 마디는 “미안하다”였다. ‘SBS 연예대상’은 올해도 혹평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17일 ‘2022 SBS 연예대상’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대상 후보에 신동엽,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탁재훈, 이상민이 오른 가운데 수상의 영광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유재석은 본인이 쓴 역대 최다 대상 수상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유재석은 2005년 KBS에서 받은 첫 대상을 시작으로 꾸준히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17년간 톱 예능인의 자리를 이어왔다. 특히 SBS에서는 대표 예능 ‘런닝맨’을 12년째 이끌고 있는 만큼 어느 해에 대상을 받아도 이견이 없는 후보다.

그래서인지 ‘런닝맨’만으로 벌써 네 번째 대상이다. ‘스테디셀러’인 ‘런닝맨’과 유재석이라는 안전한 선택은 지난해에 이은 SBS의 안일함을 반증했다. SBS는 지난해에도 구색맞추기식 수상으로 뭇매를 맞았다. ‘마상’ ‘명예사원상’ ‘넥스트 레벨상’ 등 의미 모를 상을 남발했고, ‘올해의 예능인’ 수상자로는 무려 12명이 호명됐다.

17일 진행된 ‘2022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올 한해 라이징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런닝맨’의 유재석과 지석진, ‘미우새’의 이상민과 탁재훈은 지난해에도 유력한 대상 후보였다. 지난해 여성 축구 열풍을 몰고오며 8관왕을 차지했던 ‘골 때리는 그녀들’이 방송 조작 논란으로 기세가 꺾인 이후 다시 ‘그 나물에 그 밥’인 판이 됐다.

뿐만 아니라 대상 후보자들을 물먹이는 민망한 촌극이 또 한번 펼쳐졌다. 지난해 ‘2021 연예대상’에서는 대상 후보로 지석진, 이상민 등 개인 후보가 거론됐으나 갑작스레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팀에게 돌아갔다. 당시 무대에 오른 ‘미우새’ 출연진은 “이상민이 받을 줄 알았는데”라며 웃지 못했고, MC인 신동엽은 “그냥 한 ‘새끼’만 주지”라는 뼈 있는 소감을 전했다. 지석진은 ‘런닝맨’에서 특집 방송을 하는 등 강력한 대상 후로보 힘을 실었으나 ‘명예사원상’을 시상해 민망함을 안겼다.

올해는 지석진과 탁재훈의 이파전으로 분위기가 흘러갔으나 결국 대상에 유재석이 호명됐다. 유재석은 “석진이형, 재훈이형, 다른 분들께 죄송해서 뭐라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또 “제가 받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죄송한데, 모든 가질 수 있는 영광을 석진이 형에게 드리고 싶다. 이름이 호명 됐을 때 석진이 형에게 죄송하다고 얘기했다”며 거듭 미안함을 표했다.

이에 지석진은 “굉장히 이기적으로 보인다. 너무 잘나 보이니까 그냥 즐겨라”라고 능청스럽게 응수해 애써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이내 진행자들이 ‘런닝맨’ 출연진 전원이 무대에 함께할 것을 재차 요청하고 지석진에게 대상 트로피를 들어보게 하는 등 불편한 상황을 연출해 ‘무례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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