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빚부터 갚는다“…올해 가계대출 18년 만에 첫 감소할 듯

정두리 2022. 12. 18. 14: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5대 은행의 15일 현재까지 추세나, 고금리로 극심한 대출 부진을 겪고 있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상황 등으로 볼 때 올해 은행과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첫 감소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리상승·부동산 부진 영향…당국도 총량관리 사실상 중단
은행들, 가계대출 금리 낮추며 수요 확보 나서
우리·농협은행 이어 전세대출 금리 인하 검토할 듯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주식·코인 등 자산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 때문이다. 정부도 당분간 이런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은행들에게 내년 가계대출 관리 목표조차 요구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현재 693조6469억원으로, 작년 말(709조529억원)보다 15조406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이 1년 사이 6조3564억원(505조4046억원→511조761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18조2068억원(139조5572억원→121조3504억원) 급감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내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월별 통계에서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기준 902조6670억원으로 작년 12월(910조1049억원)보다 7조4379억원 낮아졌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역시 올해 들어 10월까지 9조6812억원(작년 12월 1261조4859억원→1251조8047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15일 현재까지 추세나, 고금리로 극심한 대출 부진을 겪고 있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상황 등으로 볼 때 올해 은행과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첫 감소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무엇보다 대출자들이 감당하기에 금리가 너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4%대 후반이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최근 8%에 바싹 다가서자 대출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부터 갚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주식·코인 시장도 올해 차갑게 식으면서,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노린 대출 수요도 급감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주요 은행들은 12월 중순인 지금까지 아직 당국으로부터 ‘2023년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내라’는 주문을 받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늘면서 당국은 해마다 12월 초면 은행들로부터 다음 해 가계대출 증가액과 증가율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구체적 수치로 제출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기업대출은 지난 15일까지 5대 은행 기준 73조6505억원(635조8879억원→709조5834억원) 급증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최근 정부가 채권시장 경색 등의 해법으로 은행에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은행의 자발적 금리 인하도 가계대출 감소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에 금리 인상 자제 신호 메시지를 보낸 여파도 있지만, 은행의 이익 기반인 가계대출 자산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 수요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월 2일부터 전세대출 고정금리를 최대 1.10%포인트(p) 낮추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이미 지난 9일부터 신규 코픽스(6개월 변동)를 따르는 전세대출의 금리를 0.65∼0.85%포인트 인하했다. 타 은행들도 이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전세대출 금리 인하가 가능한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신한과 하나은행은 아직 금리 인하 계획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