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알려주신대로…" 적이 된 152억 포수, 125억 에이스는 이 악물었다

조형래 2022. 12. 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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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OSEN=조형래 기자] “아쉽지만 이제 양의지 선배님이 알려주신대로 의지 선배님을 잡는 게 목표다.”

NC 다이노스 구창모(25)는 ‘프랜차이즈 에이스’라는 꿈을 이뤘다. 지난 17일 NC는 구창모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등록일수가 달라지지고 FA 자격 취득 시점도 변하는 만큼 그에 맞는 계약 조건을 정했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 획득 시에는 계약 기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이며,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5억원으로 총액 125억원 규모가 된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확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계약 기간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6+1년이며, 6년 간 보장 연봉 88억원에 인센티브 및 7년차 계약 실행을 포함하면 최대 132억원 규모가 된다. 

아울러 구창모가 아직 군 복무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군 입대 시 해당 기간만큼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아직 규정이닝을 한 번도 채워보지 않은 투수에게 여러모로 파격적인 계약이다. 데뷔 초기에도 물집, 옆구리, 허리 등 다양한 부상이 있었다. 2020년 통합 우승 시즌에도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로 후반기 대부분을 놓쳤다. 결국 2021년 왼팔 척골 판고정술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구창모는 계약과 함께 책임감을 말했다. 더 이상 부상 없이 다년계약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구창모가 성장하고 다년계약을 맺기까지, 구창모의 은인 중 한 명은 바로 4년 간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양의지(35)였다. 구창모의 커리어는 공교롭게도 양의지를 만나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갈린다. 양의지를 만나고 구창모는 유망주의 탈을 벗고 리그 최정상의 에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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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데뷔한 구창모는 양의지를 만나기 전인 2018년까지 106경기(57선발) 316⅔이닝 16승 2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9에 그쳤다. 하지만 양의지가 NC에 합류한 2019년부터 57경기(52선발) 312이닝 30승1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37의 성적을 남겼다. 부상 때문에 ‘건강하다면’이라는 가정이 항상 붙지만 건강한 구창모의 위력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2020년 통합 우승을 이끈 환상의 짝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적으로 만나야 한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는 NC, 그리고 구창모의 강한 잔류 요구를 뒤로하고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갔다. 4+2년 총액 15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구창모와 양의지의 배터리 조합은 KBO리그에서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

구창모 스스로도 양의지를 만나고 달라졌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는 “(양)의지 선배님이 오시고 내가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야구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고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추면서 많이 의지가 됐다”라면서도 “그러나 이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호흡을 맞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적을 하셔서 많이 아쉬웠다”라고 감정을 곱씹었다. 

복수의 부메랑을 준비하고 있다.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줬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야 한다. 은인을 향해 존경은 하지만 예우는 없다. 복수의 부메랑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의지 선배님이 두산에 계실 때, 저에게 강했다. 상대전적이 안좋았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말 그대로 천적이었다. 양의지는 구창모를 상대로 15타수 7안타 OPS 1.033의 성적을 기록했다. 구창모는 이를 잊지 않았던 것. 하지만 양의지를 만나서 배우고 성장한 만큼 그동안 받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양의지에게 돌려주겠다고 다짐한다. 구창모는 “의지 선배님이 알려주셨던 방식으로 의지 선배님을 잡는 게 목표다”라면서 “우리 팀에서 타 팀으로 이적한 형들에게는 이를 더 악물고 던질 생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창모가 양의지를 향해서 던지는 복수의 부메랑은 과연 이전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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