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죄수익 환수’ 김만배 압박하고 또 압박한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사업에서 벌어들인 범죄 수익을 숨기는 데 조력한 혐의를 받는 그 측근들이 검찰에 구속됐다. 김씨를 겨냥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8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씨(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들이 지난 16일 구속된 뒤 첫 조사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감 중이던 김씨 지시를 받고 화천대유 자금 수십억원으로 수원시 권선구 등의 땅을 김씨 명의와 차명으로 매입했다. 또 대장동 개발 배당금을 소액권 수표로 나눠 인출해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총 260억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자 추징 보전이나 압류 등을 피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본다.
김씨 측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김씨 기소 이후 화천대유의 법인 계좌를 가압류하겠다고 통보해 회사의 운영자금을 수표로 뽑아놓은 것일 뿐 재산 은닉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을 구속한 검찰은 김씨가 지난 14일 검찰의 측근들 체포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과 상관 없이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검찰은 통상적인 범죄수익 환수 수사라는 입장이지만, 김씨를 압박해 대장동 ‘윗선’ 수사에 협조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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