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는 짧게 감자칩은 길게'…펩시 결정에 웃는 수소차

정한결 기자 2022. 12. 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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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스 로이터=뉴스1) 정윤미 기자 =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리노 스파크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첫 전기 트레일러트럭 '세미'를 선보이고 있다. 2022.12.0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상용차 시장에서 사용될 차세대 에너지원을 두고 수소와 전기가 다시금 격돌하고 있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했던 전기차지만 최근 공개된 테슬라 세미 전기트럭 등이 상용차 시장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면서 수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침내 공개된 테슬라 세미트럭, 무게·가격은 함구…"더 증명해야"
마이크 오코넬 펩시코 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내년부터 자사 음료(탄산음료) 등 무거운 화물을 담은 테슬라 세미 전기트럭(이하 세미)이 160㎞의 짧은 거리만 운송한다고 밝혔다. 비교적 가벼운 프리토-레이스 감자칩을 실은 세미는 684㎞를 오갈 예정이다. 오노켈은 684㎞ 완주시 배터리가 20%로 줄어들었다며, 충전 시간은 35~45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측은 세미가 8만2000파운드(37톤)급으로, 1회 충전해 500마일(800㎞)을 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세미를 처음으로 받아본 펩시코가 이보다 가벼운 화물을 실고 더 적은 거리를 이동하는 축소계획을 공개하면서 전기 트럭이 상용차 시장에서 사용되기는 아직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와 펩시코는 현재 세미의 가격이나 무게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테슬라 세미의 경쟁 전기트럭들의 평균 가격은 약 23만달러(3억원), 디젤 차량의 경우 1억5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세미는 1000㎾h 배터리를 장착해 배터리 용량이 2배 정도 많은데,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지만 무게는 더 많이 나가고 전력 효율은 떨어진다.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값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에 세미 역시 경쟁차량보다 비쌀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는데, 당초 테슬라 주장과 달리 그 성능마저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전기차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세미의 무게를 공개해야 실제 적재량을 파악할 수 있다"며 "세미는 동급의 디젤 트럭보다 무거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실제 적재량이 떨어질 수 있으며, 펩시코가 탄산음료 운송거리를 100마일로 제한한 것도 의아한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가이드하우스의 올리버 딕슨 선임 애널리스트도 "감자칩을 운송하는 업무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테슬라가 상용차 시장에서는 증명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미 실증 마친 수소차…한계점은?
/사진제공=현대차.
수소차의 경우 이미 실증을 통해 상용차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증명한 상태다.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스위스·독일 등에 이미 공급돼 2년 만에 누적 주행거리 500만㎞를 넘겼고,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양산형 대형 수소전기트럭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내년부터 이스라엘에서 중동 최초 상업 수소트럭으로 운행될 전망이다.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70㎞, 총중량 28t급(적재량 10t)으로 테슬라 세미보다는 부족하다. 세미가 정확한 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정부 보조금 수령시 1억6000만원~2억1600만원 사이로 가격 이점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전기차보다 확실한 이점이 있다. 수소전기트럭은 연료전지 시스템 무게가 전기트럭의 배터리보다 가볍다. 연료 효율도 높아 같은 중량이라면 더욱 긴 거리를 갈 수 있으며 짧은 시간 내에 안전하게 100% 충전도 가능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소전기트럭이 장거리를 운행하는 대형 상용차에 전기보다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수소차의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는 인프라 구축의 경우 전기차 역시 그 비용이 비싸기는 매한가지다. 오코넬 부사장은 "개발·인프라 비용이 '매우' 막대했다"며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이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펩시코는 200억원 규모의 주 정부 지원과 대당 5200만원에 달하는 연방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

관건은 '규모의 경제'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에 많이 만들어야 시설 투자비를 낮추고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며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면 비용이 줄어들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배터리 대량생산 체재를 구축했음에도 원자재 품귀 현상으로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트럭 등 대형 상용차를 전기차로 만드려면 대량의 배터리가 필요해 생산 비용 및 판매 가격이 더욱 뛰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2017년 세미 공개 당시 가격은 밝혔어도 원자재값이 치솟은 현재 가격을 숨기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이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며 "수소차 연구가 진척을 내면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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