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몰려 공모주 1경원어치 주문...이제 철퇴 맞는다
물량배정 위한 허수청약에 패널티
수요예측 기간 2일서 7일로 연장
금융 당국이 공모주 청약시 기관들의 납입 능력을 초과하는 ‘허수성 청약’에 대해 페널티를 부여하는 등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공모 당시 무려 1경원이 몰리는 등 비정상적인 기관 주문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일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청약 단계에서 원하는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실제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을 신청하는 허수성 청약과 과당경쟁이 악순환을 일으키며 반복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수요예측 단계에서 IPO 공모가에 대한 시장수요 확인이 어려워 적정 공모가 밴드(범위)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관 수요 예측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2일간 진행되던 기관 수요 예측 기간을 7일 내외로 연장해 공모가 범위 내에서 적정 공모가가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관 투자자가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에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합리적으로 공모가 범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청약·배정 단계에서는 허수성 청약에 대한 기관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관사는 주금납입 능력 확인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한 뒤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해 물량을 배정해야 한다.
만약 주관사가 확인 의무를 게을리한다면 금감원 검사를 통해 업무정지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허수성 청약을 한 것으로 드러난 기관에 대해서는 주관사가 배정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수요예측 참여를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를 기재하지 않은 기관에 대해서는 공모주를 배정하지 않도록 해 수요예측의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가 급등락 문제도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공모주 상장 이후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고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이 나타나는 등 상장 직후 매매가 중단될 정도로 주가가 급등하다가, 이후 폭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금융당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장 당익 가격 변동 폭을 현행 공모가 기준 63∼260%에서 60∼400%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을 대폭 확대해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과열되는 현상을 막고, 소수 투자자의 투기적 베팅으로 쉽게 가격 변동 폭 상한에 도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침은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사례를 반영한 것이다. 주가가 수일간 과도하게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의무보유 관행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 ’IPO 단기차익거래 추적시스템(가칭)‘을 구축해 의무보유 미확약 기관의 공모주 매도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공모주 물량 배정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방안으로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고,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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