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1년새 23조 '아웃'···보험사 유동성 확충은 '진행형'

김세관 기자 2022. 12. 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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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저축보험·연금보험) 잔액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경쟁이 소강 상태지만 저축성보험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해지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적지 않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은행권과의 금리경쟁이 보험사 저축성보험 잔액 감소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3년 동안 저금리로 저축성보험에 가입했던 고객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고금리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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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저축보험·연금보험) 잔액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탈 현상은 은행과의 금리 경쟁이 붙으며 최근 더 가속화했다. 경쟁이 소강 상태지만 저축성보험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해지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적지 않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올해 9월말 기준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액은 422조3453억원으로 지난해 9월말 445조604조원보다 5.1% 줄었다. 금액으로는 23조원에 이른다.

생보사 저축성보험은 설계사를 통한 모집이 거의 사라지고 주요 판매채널이 방카슈랑스로 일원화되는 추세를 겪으며 계약건수가 줄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은행권과의 금리경쟁이 보험사 저축성보험 잔액 감소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3년 동안 저금리로 저축성보험에 가입했던 고객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고금리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증가했다.

생보사에 저축성보험 계약건과 보유액은 중요한 자산 중 하나다. 역마진 우려에도 일부 보험사들이 연말까지 해지 방어를 위해 고금리 상품을 매대에 깔아놓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5년 만기 금리확정형 상품을 한화생명 5.7%, 교보생명, 5.8%, 푸본현대생명 5.9%, KDB생명 5.95%, 동양생명 5.95% 등에 팔고 있다.

문제는 무리를 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유동성 경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었던 자본성증권(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해지금 지급 등으로 감소되는 자본을 메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생보사들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보험사들은 채권시장에서 '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만해도 채권시장 '큰손' 보험사들의 순매수가 4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9월 매도금액이 매수보다 약 2800억원 더 많은 역전현상이 발생했고, 10월 약 2조1000억원, 11월 3조6000억원 순매도 됐다. 이달에도 14일까지 약 8000억원 가량 순매도 상황이다.

대형사보단 중소사들의 채권 매도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경색을 녹일 수 있는 뾰족한 묘수가 나오지 않는 한 중소사 중심의 채권 시장 매도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현재를 위해 미래를 팔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대형사들도 마이너스통장격인 단기차입 한도를 늘리는 상황인 걸 감안하면 유동성 위기와 이에 따른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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