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실종' 12월 증시...금투세 유예 가닥, 한줄기 희망될까
기다리던 산타랠리는 오지 않았다. 12월 증시는 2300~2400대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말까지 특별한 이슈가 없는 가운데 이번 주 코스피도 박스권 등락이 유력할 전망이다.
지난 주(12일~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대비 29.02포인트(1.21%) 내린 2360.02에 마감했다. 미국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50bp 인상한 가운데 미국 실물경기 침체우려가 부각되며 부진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주식시장 마감을 2주 앞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는 모멘텀 공백 속 2300~2400 박스권 등락을 예상했다. 악재로 작용했던 금융투자소득세가 유예로 가닥 잡히는 가운데 미국 경제침체 우려, 중국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 시행 예정이던 금투세는 2년 유예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금투세 도입을 앞두고 증권가에 혼란이 가중되자 기획재정부가 직접 '금투세는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세가 유예되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매매 차익이 연 5000만원 초과될 경우 최고 27.5%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2주간은 연말을 맞이한 모멘텀 공백기가 예상된다"며 "연말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북클로징(장부 결산)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어들고 주요경제지표 발표와 4분기 실적발표도 1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안정되는 흐름이 뚜렷해지자 금융시장은 미국 금융당국의 조기 통화완화 정책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2월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되려 물가 전망치 상향과 기준금리 점도표를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물가 피크아웃에도 비주택서비스 물가 고착화 경계, 2)물가 안정을 위한 성장 훼손, 3)통화정책 조기 완화 선회 기대를 차단하는 매파적 통화정책운용을 강조했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한국증시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에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투심을 억눌렀다. 11월 미국 소매판매와 11월 중국 주요 경제지표도 부진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추가로 자극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 속 모멘텀 없는 소강상태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연말·연초 급격한 하락장이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5일 FOMC 이후 긴축 기조 유지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장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라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계속되고 있고, 한국시장 반등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12월부터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리 인상에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며 좋을 것이 없었던 2022년 한해가 지나가고 있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다"면서도 "지금 코스피 지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배 수준으로 지난 9월 저점(2130)을 다시 테스트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이 지속되는 역실적장세 구간으로 중장기 흐름으로 대형주를 매수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지금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로 보인다"며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고 추운 법이며 지금 어려운 구간을 잘 극복하면 2023년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는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부진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축소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반도체 업종이 2023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점도 투자심리 개선을 촉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초 한국 증시는 보합권 출발 예상되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이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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