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9곳 "내년 긴축·현상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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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거나 초안을 짠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이 경영 기조를 긴축 경영 또는 현상 유지로 정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 최종안을 만들었거나 초안을 수립한 기업 비율은 54.2%에 그쳤다.
내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중 72.4%는 '전사적인 원가 절감'으로 불경기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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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경영계획 초안도 수립못해"
"투자 늘리겠다"는 15%에 그쳐
원가절감으로 불경기 대응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거나 초안을 짠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이 경영 기조를 긴축 경영 또는 현상 유지로 정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24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년 기업경영전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 최종안을 만들었거나 초안을 수립한 기업 비율은 54.2%에 그쳤다. 45.8%는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현상 유지’ ‘긴축’을 하겠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조사 때(76.4%)보다 14.4%포인트나 높았다. 300인 미만 기업들 중 긴축 경영을 하겠다는 비율은 27.7%로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투자와 고용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경영계획에 대해 65.8%가 ‘현상 유지’라고 답했다. 긴축 경영을 하겠다는 기업은 22.3%에 달했다. 반면 확대 경영이라고 답한 기업은 9.2%에 불과했다. 내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중 72.4%는 ‘전사적인 원가 절감’으로 불경기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긴축에 나선다는 기업의 31%는 ‘유동성 확보’와 ‘인력 운용 합리화’ 계획을 세웠다.
내년 투자와 채용 모두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인다는 답이 대다수였다. 경영계획을 수립하거나 초안을 작성한 기업들 중 올해 수준으로 투자한다는 응답은 66.9%였고 투자를 축소한다는 기업도 17.7%에 달했다. 올해 대비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5%에 그쳤다. 채용 계획도 ‘올해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61.5%였고 채용을 줄인다는 답은 13.8%였다. 채용을 늘린다는 기업은 24.6%였다.
현재 자금 사정에 대해 응답 기업 중 43%가 ‘어렵다’고 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50.5%는 내년에도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응답 기업 중 74.2%는 우리나라 경제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시점을 2024년 이후로 평가했다. 내년부터 정상화된다고 예상한 기업은 25.8%였다. 기업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평균 1.6%로 예상했다. 특히 성장률이 2% 미만일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90.8%로 매우 높았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인하안이 통과되면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안 등 법인세제 개편이 완료되면 응답 기업 중 59.6%는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25.4%는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기업들도 다수였다. 응답 기업 중 25%는 현재의 주력 사업이 5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43.8%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대체 사업에 대해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현재 기준금리(3.25%)에 대해서도 ‘현재 수준보다 인하하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81.7%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높아진 금리 부담과 함께 영업 실적까지 악화한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기 상황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의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다른 나라 기업보다 최소한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세제와 노동시장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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