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엘라! 라라라!"…아르헨 거리응원 76세女 '국민 할머니' 열풍

김성식 기자 2022. 12. 18. 13: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 아르헨티나에서 뜻밖의 '국민 할머니'가 탄생했다.

실제로 현지 SNS 등지에는 마스크를 쓴 백발의 할머니가 아르헨티나 국기를 들고 뛰어나오자 웃통을 벗은 젊은 남성들이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 할머니답게 그는 "내가 있을 곳은 리니어의 골목이다. 심판이 경기 종료 호루라기를 불 때까지 이름 모를 손주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겠다"고 거절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목서 열띤 응원 SNS 통해 확산…연승 거치며 '행운의 부적' 자리매김
"랜선 손주들과 있겠다" 카타르행 거절…양로원 찾는 청년 덩달아 증가
아르헨티나 '국민 할머니'로 등극한 마리아 크리스티나씨(여·76)가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 호주의 경기가 있던 지난 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부 리니어의 한 주택 골목에서 동네 청년들과 함께 거리 응원에 나선 모습이다. (틱톡 갈무리)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카타르 월드컵 기간 아르헨티나에서 뜻밖의 '국민 할머니'가 탄생했다. 일흔을 훌쩍 넘은 할머니가 청년들과 함께 거리 응원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다.

18일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폴란드전이 있던 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부 리니어에서 어르신 한 분이 골목길 '파티'에 합류하자 모두가 환호했다"면서 "'틱톡 시대'에 이 과정은 모두 기록됐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마리아 크리스티나씨(여·76)를 자신들의 할머니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현지 SNS 등지에는 마스크를 쓴 백발의 할머니가 아르헨티나 국기를 들고 뛰어나오자 웃통을 벗은 젊은 남성들이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할머니를 둘러 싼 채 방방 뛰며 "아부엘라! 라! 라! 라!"라고 연달아 소리쳤다. 아부엘라(abuela)는 스페인어로 '할머니'를 뜻한다.

할머니는 이어진 호주전과 네덜란드전, 준결승 크로아티아전에서 이 같은 거리 응원을 이어갔고 이 모습은 SNS를 타고 빠르게 전파됐다. 인사이더는 "크리스티나씨가 아르헨티나의 토너먼트 경기 연승과 함께 '행운의 부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또 다른 희망의 아이콘을 얻게 됐다. 그러나 크리스티나씨는 16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나는 자녀가 없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너무 떨려서 지금까지 경기도 보지 못했다. 단지 골목에서 환호성이 터질 때마다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길가에 나온 젊은이들이 나를 '할머니'라고 불러줬다"고 말하며 기꺼이 국민 할머니 역할을 받아들였다. 크리스티나씨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아르헨티나 상징색에 맞춰 처음으로 구매한 하늘색 드레스를 직접 입어 보였다.

프랑스와의 결승전을 앞둔 크리스티나씨는 아르헨티나의 한 여행사로부터 카타르 여행 협찬을 제안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 할머니답게 그는 "내가 있을 곳은 리니어의 골목이다. 심판이 경기 종료 호루라기를 불 때까지 이름 모를 손주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겠다"고 거절했다.

한편 월드컵 경기가 있을 때마다 크리스티나씨의 모습이 SNS에 노출되자 덩달아 아르헨티나 전역의 요양원은 면회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크리스티나씨를 본 청년들이 자신들의 진짜 조부모를 찾으면서다.

인사이더는 "아르헨티나의 뜨거운 월드컵 열기 덕분에 젊은 누리꾼들이 주류인 현대 SNS 플랫폼에서도 어르신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