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3위 이끈 모드리치 "다음 대회도 뛰고 싶다"

김광태 2022. 12. 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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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모로코 제압 수훈
4년뒤 마흔살 넘어도 강한 의지
오르시치 '환상 원더골'로 주목
모로코와의 월드컵 3·4위전 뒤 동메달 목에 걸고 미소 짓는 모드리치[AP=연합뉴스]
결승골 넣은 'K리거 출신' 미슬라브 오르시치 [AP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3위로 올려놓은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당장 국가대표 생활을 끝내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드리치는 1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카타르 월드컵 3·4위전을 마친 후 현지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계속 뛸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이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3·4위전에서 모로코를 2-1로 꺾고 3위에 올랐다. 2018 러시아 대회(준우승)에 이은 2회 연속 결승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고 유종의 미를 남겼다.

러시아 대회 최우수선수 격인 골든볼을 거머쥐었던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3·4위전을 포함해 크로아티아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전 패배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며 풀죽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날 3위로 마친 뒤 미소를 되찾았다.

4년 뒤면 마흔을 넘는 그는 마지막 월드컵을 치를 것이 유력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는데, 일단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까지는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06년부터 크로아티아 대표로 162경기에 출전한 그는 "네이션스리그에 뛰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 진행될지 볼 것"이라며 "확실히 네이션스리그를 위해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크로아티아는 2022-2023 네이션스리그 리그A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파이널에 진출, 내년 6월 예정된 파이널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우승을 다툰다. 모드리치는 이번 월드컵 결과에 대해선 "우리는 크로아티아 축구를 위해 중요한 것을 이뤄냈다. 우리는 금메달을 원했고, 가까이 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결국 승자로 크로아티아로 돌아간다"며 "크로아티아는 2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기적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꾸준하다는 것을, 다크호스가 아니라 축구 강국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크로아티아의 주장 모드리치와 함께 'K리거 출신' 미슬라브 오르시치(자그레브)의 '환상 원더골'도 큰 주목을 받았다.

오르시치는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해 1-1로 팽팽하던 전반 42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마르코 리바야(스플리트)가 중앙에서 공을 넘겨주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지체 없이 오른발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리바야가 패스했을 때 오르시치는 페널티 지역 왼쪽 라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오른발로는 슈팅에 힘을 싣기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오르시치가 오른쪽으로 몸을 확 꺾으며 강하게 때린 공은 예리하게 휘며 반대편 포스트를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하나인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도 손 쓸 도리가 없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오르시치의 골 덕에 크로아티아는 2-1로 승리, 동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를 마쳤다.

1992년생인 오르시치는 2015∼2018년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뛰어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선수다. 전남과 울산에서 101경기 28골 15도움을 올린 오르시치는 K리그에서의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18년 5월 자국 최강 클럽인 디나모 자그레브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로 돌아갔다.

이후 2019년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A매치에도 데뷔했고, 결국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오르시치는 '조커'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만 벤치를 지켰을 뿐, 1차전부터 브라질과 8강전까지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오르시치의 활약은 그야말로 쏠쏠했다. 캐나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4-1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번 대회 명승부 중 하나인 브라질전에서는 연장 후반 9분 교체 투입되고서 3분 만에 브루노 페트코비치(자그레브)의 1-1 동점골을 도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어 숨 막히는 승부차기에서는 크로아티아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서서 골대 왼쪽 구석에 깨끗하게 차 넣었다.

오르시치는 이미 유럽 프로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선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8골 7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5골 1도움(예선 포함)을 올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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