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초당옥수수 ‘무죄’…초여름 별미를 가을에 맛보기
제주, 품종 선발 가을재배 실증 추진
2개 품종 가능성 소비자 반응도 좋아
초여름의 대표 간식으로 꼽히는 달콤한 초당옥수수를 가을에 재배하는 기술이 제주에서 연구되고 있다. 현재까지 초당옥수수는 초여름 짧은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출하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여름에 출하되는 초당옥수수의 가을 재배를 위해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고, 재배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초여름에 맛볼 수 있는 초당옥수수는 일반 옥수수에 비해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품종으로, 달콤한 맛과 아삭거리는 식감으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고소득 작물로 떠올랐고, 재배면적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초여름 한철에 집중적으로 출하되고 저장기간이 짧아 가격 하락, 품질 저하 등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기술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지부에서 재배하기 어려운 시기에 초당옥수수를 틈새 출하해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는 육지부보다 서리가 내리지 않는 무상기간이 길고, 날씨가 따뜻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11월까지 초당옥수수 노지재배가 가능한 지역이다.
기술원이 제주시옥수수연구회와 함께 애월읍 일대에서 가을 재배의 실증을 추진한 결과 현실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초당옥수수 4개 품종을 골라 기존대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는 봄 재배, 8월부터 10월 하순까지는 가을 재배를 각각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가을에 재배한 4개 품종의 당도는 16.6~20.2브릭스, 상품률 30~65%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4개 품종 중 ‘금당’과 ‘반딧불이초당’ 품종은 상품률 60%, 65%로 가을 재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소비자의 호응도 좋았다. 제주시옥수수연구회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개당 1500원에 가을 재배 초당옥수수를 판매한 결과 조수입과 소득은 각각 360만원, 139만1000원으로, 같은 시기 양배추 재배 때보다 142만6000원, 118만1000원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과 함께 포장한 꾸러미 판매의 경우 반응이 더 좋았다.
기술원 관계자는 “다만 가을재배 초당옥수수는 기상상황 특히 태풍에 작황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기상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갖추고 자체 판매처를 확보한다면 틈새 소득작목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기술원은 내년에도 품종 선발, 재배기술의 완전한 정립을 위해 초당옥수수 가을재배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임황 농촌지도사는 “기후가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어 그에 맞춘 새로운 재배작형을 모색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초당옥수수 노지수확이 가능해지면 겨울채소에 집중되던 작목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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