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부담스러워하는 그 계약… 박세웅-구창모, KBO 선구자 되나

김태우 기자 2022. 12. 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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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에서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한 건 장기 계약이 활성화되고 나서부터다.

구단들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다른 구단보다 더 좋은 조건 제시가 필요했고, 장기 계약이라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더 많은 기간을 베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투수에게 6~7년의 장기 계약은 말 그대로 선수 우위의 특급들만 받을 수 있는 영예였다.

두 선수의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계약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분명히 위험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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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오프시즌 각각 비FA 다년 계약을 한 박세웅(왼쪽)과 구창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에서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한 건 장기 계약이 활성화되고 나서부터다. 구단들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다른 구단보다 더 좋은 조건 제시가 필요했고, 장기 계약이라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더 많은 기간을 베팅하기 시작했다. 기간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총액도 뛰었다.

여기서도 상대적으로 야수들은 부담이 덜하다는 게 중론이다. 반대로 투수들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팔꿈치나 어깨 쪽에 이상이 생길 경우 1년에서 2년을 그냥 날리는 경우도 있다. 부상으로 휴업하는 동안에도 연봉은 계속 지급되어야 한다. 당장 선수를 잡을 때는 달콤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독을 마셔야 한다. 그래서 투수에게 6~7년의 장기 계약은 말 그대로 선수 우위의 특급들만 받을 수 있는 영예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6년 이상의 수많은 투수 장기 계약들이 체결됐지만 이중 궁극적으로 성공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맥스 슈어저의 7년 계약 등 몇 없다. 대다수 선수들이 계약 기간 중 부상에 시달렸다. 그래서 여전히 7년 이상의 투수 장기 계약은 많지 않다. 그런데 KBO리그에서 이 위험부담을 감수한 과감한 베팅이 나와 화제를 모은다. 박세웅(27‧롯데)과 구창모(25‧NC)가 연달아 장기 계약을 터뜨렸다.

오프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롯데는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이라는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박종훈 문승원(이상 SSG)이 기록한 5년 다년 계약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기도 했다. 나이와 실적, 상징성 등이 두루 반영됐다. 오프시즌 막바지에는 NC가 구창모와 최대 7년, 인센티브 포함 132억 원에 계약했다. 비FA 다년 계약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종전 최고액은 구자욱(삼성)의 5년 120억 원이었다.

두 선수의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계약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분명히 위험부담이 있다. 특히 구창모의 경우 뛰어난 피칭 퀄리티와 별개로 그간 부상이 잦았고 군 문제가 아직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선수다. FA 취득까지 몇 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NC의 베팅은 과감했다고 할 만하다. 추후 샐러리캡 관리까지 모두 계산에 넣은 계약이라고 할 만하며 구창모가 평균 150이닝만 건강하게 던져준다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기에 가능한 베팅이라고 볼 수 있다.

박세웅의 계약은 구창모에 비해 짧지만, 역시 군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에서 향후 계산이 다소 복잡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박세웅은 당초 올 시즌이 끝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할 예정이었다. 계약을 하면서 군을 1년 미룬 상태인데, 내년 이후로는 더 미룰 수가 없다. 개최조차 불확실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이 5년 계약 또한 뒤가 길어진다.

반면 두 선수가 의혹을 모두 물리치고 건강하게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앞으로도 투수 장기 계약 시장은 활기를 보일 수 있다. 긴 계약 기간 모두를 A급으로 보내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평균적으로 그 금액에 부합하는 활약을 했다고 보는 경우다. 이 경우 각 구단들이 영건 에이스들에 대한 대우와 미래를 고민할 수밖에 없고, 계속해서 약화되고 있는 투수 FA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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