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차 무명' 유일한 "배우 그만둘까"..문소리 "널 존경해" 깜짝응원 '눈물'('뜨겁게 안녕')[Oh!쎈 종합]

김나연 2022. 12. 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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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유일한이 배우 생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18일 방송된 MBN '뜨겁게 안녕'에는 83년생 절틴 배우 유일한, 황보라, 태항호가 안녕하우스를 찾았다.

이날 황보라, 태항호와 함께 등장한 유일한은 "제가 주인공이다. 저는 배우고 이름이 유일한이다. 본명이다. 데뷔한지 올해 21년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18살에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한 그는 '올드보이'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단역으로 활약했다.

21년간 무명생활을 이어온 그는 그는 "배우가 제일 안되는 경우가 연기를 못하는 경우다. 제 자신이 연기가 안되니까 더 발전하지 못하나? 아니면 운이 안따른건가? 누구는 연기를 잘한다고 다 되는건 아니다. 배우들은 그런 고민의 시간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순간 그게 크게 왔다. 일에 대해 발전이 없다고 생각이 드니까 지금까지 해온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바이'를 해야하는건지 고민이 있어서 찾아오게 됐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안녕하우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세 사람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진은 "하이바이 얘기를 깊이 못했다. 정확히 어떤걸 하고싶냐"고 물었고, 유일한은 "하이할지 바이할지 고민하려고 왔다. 제자리같다는 느낌이 드는거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하는지 더 젊고 혈기왕성할때 다른걸 도전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절친 태항호는 이런 유일한의 고민을 알고 있었다며 "그런 고민이 있어서 일을 많이한다. 연기만 하는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일 바쁘게 살고있다"며 "삶에 있어서 열정적이고 파이팅 넘치고 에너지 있게 사는데, 막상 그러고 집에 돌어오면 공허하다더라"라고 안타까워했다.

황제성은 유일한의 고민에 공감하며 "두 친구가 이 일에 심플하게 찬성인지 반대인지 듣고싶다"고 물었다. 황보라는 "무조건(연기)해야한다"고 답했고, 태항호는 "저는 중립니다. 현실적인건 어쩔수없이 무시 못하는거니까"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후 세 사람은 함께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던 위시리스트 내용대로 액티비티 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길거리 음식을 먹던 중 황보라와 태항호를 알아본 시민이 반갑게 인사하는 상황이 그려졌다. 이에 유일한은 "너무 슬펐다. 우울하고. 저는 그냥 제가 배우인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배우가 되는게 기준이었다. 이정도 했으면 돼야할것 같은데 좀 저만의 기준에 못 미치고 일에 대해 발전감 없다고 느껴지니까 그 괴리감이 슬프고 우울했다"고 속상해 했다.

그 사이 은지원은 위시리스트에 적힌 '찌구'를 손수 요리했고, 숙소로 돌아온 세 사람은 은지원표 '찌구'를 비롯한 저녁식사를 맛봤다. 유일한은 "찌구를 특별히 의뢰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가격이 저렴했고 옛날에는 배우들 그냥 주시고 그랬다. 외상도 해주셨다"며 "배우들의 마음을 알아서 밥도 그냥 먹고가고 나중에 돈있음 내라고 했다. 우리는 그게 고맙고 생각이 난다"고 사연을 전했다.

유진은 "대학로 연극 많이 했냐"고 물었고, 유일한은 "지금 계속 하고있다. 항호랑 어제도 했다"고 답했다. 황보라는 "끼가 너무 많다"고 말했고, 은지원은 "저정도 성격이면 모든 역할 다할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유일한은 "그래서 멀티맨 많이했다. 한 공연에서 여러 역할. 사실 고민인건 활발한데 역할들 보면 다 센거다. 나는 연극에서 했던 멀티맨 호흡을 영화, 드라마에서 하면 날아다닐것같은데 거기서는 깡패, 누구 쫓아다니고, 아니면 형사.. 역할 하는데 짧게만 주고 큰역이 안오는거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유진은 "누구든지 역할이 커지길 바라고 그래야 힘나고 성취감도 있을텐데 매너리즘에 좀 빠져있구나"라고 안타까워했고, 유일한은 "조연으로서 16부작이면 16개 다 나가면 좋은데 저는 16부작에 두번만 나와도 많이 나온거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대사는 많아졌지만 한두번 나올까말까 한다"며 "한번은 아침드라마였는데 대사가 A4 두장되는 역할이었다. 증권사 전문용어 써서 설명하는 대사인데 하루전에 받았다. 분명 외웠다. 갑자기 화이트 아웃이 되더라. 너무 잘하고싶으니까. 다시 할때마다 외운것까지 까먹는거다. 이자리에서 사라져버리고 싶었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황보라는 "죽고싶은거다.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고.."라고 공감했고, 유일한은 "그러면서 내가 끼가 없는건가. 소질이 없는데 물고있는건가? 싶었다. 이게 불과 4, 5년전이었다. 그때 아닌가보다. 뜬구름 잡고있는가보다 생각하고 완전 트라우마가 몇번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제가 요즘말로 관종이라고 하는데 어릴때 주목받는게 좋았다. 고2때 연기학원을 들어갔다. 그때 있던 잘되신 분들도 있고 연기학원 친구중에 가수 하는사람도 있다"며 "이규형도 고등학교때 연기학원 친구다. 맨날 대본 연습하고 그랬다. 친하다. 그래서 '신라의 달밤'도 같이 찍고 그친구 공연도 보러가고 그랬다"고 밝혔다.

특히 유일한은 '아빠 친구 아들'이 지드래곤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은지원은 "지용이랑 친구냐"며 깜짝 놀랐고, 유일한은 "친구는 아니다"라며 "지금은 연락 안한다. 아버지들끼리 연락한다. 지금 그와 나는 비교 대상조차 안되는데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아버지때문이다. 아버지는 어디 가면 내 얘기보다 내 친구 아들이 지용이라는 자랑을 한다"고 말했다.

은지원은 "나라도 친구 아들이 지용이면 그렇게 얘기할것같다. 지용이는.. 그에 서운할 일은 아니다"라고 위로했지만, 유일한은 "서운하다는게 아니라 내가 너무 죄송스러운거다. 오늘도 떡볶이 먹으러 잠깐 갔는데 보라씨, 항호씨는 알아보는데 나는 옛날부터 매니저같은거다. 어릴때부터 그랬다. 친구들이랑 다닐때면. 옛날에 는 좋았다. 그런데 어느순간 '나도 같은일 하는데 왜? 나는 왜 그걸 못 할까' 싶었다. 마흔 됐을때 혼동이 많이 왔다"고 전했다.

황보라, 태항호와는 달리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유일한은 "나이도 찼고 제가 외동아들이다. 부모님들이 늙어가는 모습이 보이니까 손주도 더 건강하실때 안겨드리고 싶은데 정확한 직장이 있고 고정적 수입이 있으면 계획을 세울텐데.."라며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것도 못번다. 그러니까 움직이는거다. 공연해서는 100만원도 못버는거다. 제가 고정이 공연인데 그것만 하면 100만원도 못번다. 그래서 아침마다 커피숍 알바하고 중간중간 드라마 하면 목돈 들어온다. 나도 먹고살기 힘든데 누구랑 결혼하냐 이거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태항호는 "저는 이 친구랑 너무 친하니까 연기가 깊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했다. 저는 다른일 하는걸 반대한 사람중 하나다. 정말 연기에 올인 해봤느냐고 자문해봐라. 자신있게 할수 있냐. 술마실때마다 그얘기 한다. 그때마다 수긍도 하고"라며 "흉내내는 듯한 연기를 (안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가볍게 느껴진달까. 너무 친하니까. 깊게 한번 캐릭터에 빠져들어보자 싶은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에 유일한은 "결국 내 문제일수 있다. 어느순간 계속 이렇게 살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확 오는거다. 마흔이 되면서. 오디션 보고 결과를 듣고 안된다는 피드백이 왔을때 결과적으로 안된건 맞지 않냐"면서도 "만약 우리가 그만두고 딴일하라고 하면 어떨것 같냐"는 질문에는 "연기가 잘 안되니까 다른일 해볼생각을 했지 연기를 그만둘 생각은 안했다"고 말했다.

태항호는 "연기 관둘수 있겠냐"고 물었고, 유일한은 "딴일 하면서 느낀게 있다. 나는 배우할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사실 어제도 우리가 공연했다. 관객이 백명 있을때도 있고 30명이 있을때도 있는데 내 역할을 잘 하고 있다, 재밌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무대에서 울컥할때도 있다. 근데 이런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서 성공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유진은 "아직 일에 목말라있는거다. 더 많은 역할 하고싶은데 기회가 제한적이니까"라고 말했고, 황보라는 "옛날보다 많이 나오지 않냐. 그것만으로 성장한거 아니냐"고 격려했다.

하지만 유일한은 "전성기가 안왔는데 지난 느낌"이라고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고, 은지원은 "내가 봤을땐 아직 안 왔다"며 "원래 나는 이길이 아닌것 같으면 빨리 접고 가자고 하려고했다. 근데 일하고있다며. 나는 일이 없는줄 알았다. 일이 늘고 있으면 너한테 아직 기회가 안온거다. 100프로 확신한다. 이름처럼만 살면된다"고 말했다.

대화가 끝난 후, 유일한은 '하이바이 룸'에서 그간의 연기인생을 돌이켜봤다. 그 곳에는 의문의 보라색 노트가 놓여 있었고, 노트에는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앞서 황보라는 이날 하루를 빠짐없이 사진으로 기록했던 바. 셋이 함께하는 매 순간을 기록한 그는 사진과 함께 "너는 내가 아는 최고의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야. 절대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순수하게 걸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정성 가득한 편지를 남겨 감동을 자아냈다.

뿐만아니라 유일한이 일어나던 찰나, 하이바이룸에 놓인 TV화면에는 선배 문소리의 영상편지가 재생돼 눈길을 끌었다. 문소리는 "나는 유일한을 존경해. 늘 좋은 에너지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나눠주는 사람이고 웃는 얼굴로 모든걸 헤쳐나가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많은 고민들이 있겠지만 행복하게 그 길을 갈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어. 다음에는 슬픈일 말고 기쁜 일로 만나자"고 응원했다.

뒤이어 박철민의 영상편지도 등장했다. 그는 "뭘 머뭇거려. 뭘 망설여. 뭘 주저해. 뭐가 그렇게 두려워? 너는 지금 배우의 길 당당하게 잘 걸어오고 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눈빛, 표정, 그리고 목소리를 갖고 있다. 누구도 흉내낼수없는 큰 재산을 갖고 있다. 근데 뭐가 두렵냐. 머뭇거리지 않고 가다보면 언젠가는 찬란하고 황홀한 순간이 올거다. 내가 확신한다. 나만 믿어. 같이 함께 뚜벅뚜벅 가자"고 말했다.

선배들의 진심어린 응원에 유일한은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내가 생각보다 한게 많고 잘못하고 있는건 아니구나. 더디게 가는것 뿐이지. 내 롤이 분명히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며 그간의 노력의 흔적인 대본을 들고 하이바이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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